어린이날을 앞두고 젊은 엄마·아빠를 대신해 손자와 손녀를 위해 과감히 지갑을 여는 할머니·할아버지가 크게 늘고 있다. 한 명의 아이를 위해 8명이 지갑을 여는 이른바 에잇포켓(8-pocket) 현상이 심해지는 가운데 조부모의 입김이 갈수록 세지고 있는 것이다.
30일 옥션이 어린이날 대표 선물 품목의 연령별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060세대 구매량이 3년 전인 2015년 보다 품목별로 최대 2배 이상 증가해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어린이날을 앞둔 4월 한달(4월 1~29일)동안 장난감 전체 품목에 대한 50~60대 구매량은 3년전 동기 대비 48% 늘었다. 특히 60대 구매 신장률이 74%로 가장 높았고, 50대(41%)가 뒤를 이었다. 50~60대 구매량이 증가하면서 구매 비중도 3년새 8%에서 15%로 2배 가까이 커졌다. 반면 40대 고객은 같은 기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어린이날 주소비층으로 인식됐던 20~30대는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50~60대 고객들의 구매 품목을 살펴보면 단순 놀이 제품보다는 IQ나 EQ, 감각 발달 등에 도움을 주는 교구·학습 완구의 수요가 높았다. 특히 과학에 대한 흥미와 상상력, 창의력 발달 등에도 도움을 주는 과학·실험교구는 2배(143%)이상 늘었다. 어린이날 선물의 대표격인 로봇(107%)과 패션·바비인형(97%) 판매도 3년전 대비 2배 가량 늘며 인기를 누렸다. 인기 캐릭터 모습이 담긴 브랜드 완구(79%)도 두 자리 수 증가했다.
최우석 옥션 유아동팀장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특별한 날 손자손녀를 위해 과감하게 지갑을 여는 조부모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저출산 영향으로 고전 중인 국내 장난감시장에서 경제력을 갖춘 5060세대가 새로운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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