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30일 "기업간 양극화가 시급하며 대기업들이 하도급대금 결제조건을 공시하도록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상조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30분께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하도급거래 질서 확립과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토론회에 참석해 "우리나라의 경우, 저임금 노동자 비율은 22.3%로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고, 여성 임금은 남성의 66%, 비정규직 임금은 정규직의 69%, 중소기업 노동자의 임금은 대기업의 53%에 불과하는 등 노동시장의 양극화가 심하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노동시장의 양극화 중 같은 회사 내에서 성별·고용형태별로 임금 격차가 발생하는 ‘기업 내 양극화’에 앞서, 대·중소기업 간에 임금 격차가 발생하는 ‘기업 간 양극화’부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분배의 형평 측면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물론, 분배 이전에 경제성장 자체를 제약하는 요인이 된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 간 임금 격차가 크면 우수인재들의 중소기업 기피현상이 심화돼 중소기업의 ‘혁신성장’이 제약되고, 이는 완성품을 생산하는 대기업에도 악영향을 미쳐 산업 전반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한다"면서 "대기업 노동자보다 한계소비성향이 큰 중소기업 노동자에 대한 분배율이 낮아져 소득증가를 통해 경제성장을 도모하고자 하는 ‘소득주도 성장’도 제대로 실현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공정위 차원에서는 대·중소기업간 성과공유 강화를 위해 세 가지 측면에서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며 "대·중소기업간 거래조건 합리화를 위한 제도 보완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대기업에게 하도급대금 결제조건을 공시하도록 의무화할 뿐더러 납품단가를 깎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영정보 요구행위나 부당특약의 유형을 고시하는 등 중소기업의 ‘하도급대금 제값 받기’를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한다는 게 공정위의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대·중소기업 간의 성과공유를 강화하는 데 제도보완 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상생협력 모델도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공정거래협약 제도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협약이행 평가요소에 ‘납품단가 조정실적’을 추가해 중소 협력사들의 납품단가 증액요청이 수용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기본 방침도 소개됐다.
김 위원장은 "제도보완과 상생문화 확산에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처하겠다"며 "업종별로 문제가 많은 2~3개 업체를 집중 조사하고, 나머지 업체에 대해서는 자진시정을 유도하되, 그 시정이 미흡한 업체에 대해서는 공정위가 직접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직권조사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은 △경기침체·구조조정에 따른 부담이 중소기업에게 전가될 우려가 있는 분야 △원가상승 요인이 있는데도 부품 구입대금은 오히려 줄어들어 부당감액 등의 징후가 있는 분야를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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