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삼성전기와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매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전량을 매각하면서 순환출자고리 7개 중 3개를 해소했던 삼성은 삼성전기와 삼성화재가 보유한 지분 매각을 통해 남아있는 순환출자 고리 4개까지 모두 해소할 방침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삼성전기와 삼성화재가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의 지분을 10억 달러(약 1조700억원) 규모로 매각한다고 보도했다.
WSJ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 관계자들이 최근 몇주 동안 이 계획을 한국과 외국의 많은 투자가들과 공유했다고 전했다. 현재 이 계획은 두 계열사 이사회 투표를 앞두고 있으며, 정확한 매각 시기는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기는 삼성물산 지분의 2.64%(500만주), 삼성화재는 삼성물산 지분의 1.38%(262만주)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기와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은 지난 10일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2.11%(404만주)를 전량 매각한 것과 마찬가지로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최근 삼성전기와 삼성화재 측은 자사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에 대해 90일간 보호예수 기간을 자진 설정하며 블록딜 의사를 간접 표현했다. 이에 국내 외 증권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업계는 삼성물산 지분 매각 시점을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는 7월 중순로 예상하며 영업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WSJ은 이번 매각이 성공할 경우 4개만 남았던 삼성의 순환출자 고리가 완전히 끊어져 삼성그룹 후계자인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내 영향력이 크게 약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 부회장이 현재 와병 중인 아버지 이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승계받을 경우 50% 수준의 상속·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모든 세금은 법에 따라 투명하게 납부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도 시간을 끄는 것보다 비교적 간단한 순환출자고리 해소를 조속히 마무리 지은 후에 남아있는 큰 과제인 금산분리 이슈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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