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는 30일 예보 본사에서 교보생명과 롯데, 미래에셋, 삼성, 한화, 현대차, DB 등 금융그룹 통합감독 대상 7개 그룹 임직원을 대상으로 '금융그룹 통합감독' 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금감원이 지난 25일에 7개 그룹 임원들을 불러 수석부원장 주재로 간담회를 연지 일주일도 안돼 다시 마련됐다. 금융당국이 금융개혁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는 셈이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이란 금융그룹이 계열사 간 출자, 부실 계열사 지원 등 동반 부실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줄여 리스크를 관리 감독하기 위한 제도다. 이날 행사에서 금융위 금융그룹감독혁신단은 금융그룹 통합감독제도와 모범규준의 주요 내용에 관해 설명했다.
모범규준이 7월부터 도입되면 미래에셋과 삼성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그룹리스크 주요 유형 9개 사례를 공개했는데 이 중 6개가 미래에셋 그룹이었다.
미래에셋 그룹 지주회사 격인 미래에셋캐피탈은 채권발행 등으로 조달한 자금으로 계열사 주식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이렇듯 모회사가 금융계열사 자본을 확충할 때 자기 돈이 아닌 후순위채권이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마련한 돈으로 금융계열사에 출자하는 것을 문제로 본다.
금융회사가 매출, 이익 등을 계열사에 과다하게 의존하는 것도 문제다. 해당 계열사의 경영 악화 시 금융회사 수익 감소나 건전성 악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생명과 현대라이프는 계열사가 드는 퇴직연금 상당 부분을 가져가고 있으며 미래에셋생명이나 흥국생명, 삼성생명 등은 변액보험 상당수를 계열 자산운용사에 위탁한다.
금융계열사를 동원한 계열사 지원도 위험 사례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약 1조 5000억원 규모 증자를 추진했는데 이때 삼성생명이 약 400억원을 출자했다. 금융당국은 삼성중공업처럼 계열 금융회사를 동원한 증자는 진정한 외부자금 조달로 보기 어려워 그룹 차원 자본 적정성 평가 시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정호 금감원 금융그룹감독실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조만간 법이 시행할 것을 대비해서 모범규준 수준에서 준비할 수 있는 내용을 충실히 이행해 달라는 것"이라며 "일부 그룹은 전담팀을 꾸리고 위험관리체계를 어떤 형태로 갖출지 논의 중이나 대부분 그룹은 규제 수용도가 높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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