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벤처펀드 '공모형' 혜택 더 늘린다

코스닥 벤처펀드가 공모형에 혜택을 더 주는 식으로 바뀐다. 거액자산가가 아니면 접근하기 어려운 사모펀드로만 자금이 쏠리는 현상을 바로잡기 위해서다.

1일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코스닥 벤처펀드 균형 성장안'을 내놓았다.

얼마 전 정부 주도로 처음 나온 코스닥 벤처펀드는 코스닥 공모주 물량을 30%까지 우선적으로 받고, 소득공제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자산운용사 68곳은 4월 26일까지 1조9500억원어치를 팔았다.

유형별 펀드 수를 보면 사모펀드가 141개로 공모펀드 7개보다 20배 넘게 많았다. 설정액도 사모펀드가 1조4000억원으로 공모펀드 5236억원보다 8800억원 가까이 컸다.

금융위가 개선안을 내놓은 이유다. 애초 코스닥 벤처펀드는 국민 다수에게 투자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혁신·벤처기업에도 모험자본 공급을 늘리려고 만든 것이다. 그렇지만 최소 가입액만 1억원 이상인 사모펀드만 우후죽순처럼 불어나 도입 취지를 퇴색시켰다.

금융위는 이런 이유로 공모펀드에 더 많은 공모주를 배정해주기로 했다. 코스닥 벤처펀드가 내세워온 가장 큰 혜택이 공모주 우선배정이다.

구체적으로는 순자산이 큰 펀드가 더 많은 공모주를 받는 식으로 바뀐다. 펀드 모집인 수에 제한이 없는 공모펀드에 유리한 조건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나온 코스닥 벤처펀드 설정액을 보면 공모가 평균 740억원으로 사모 100억원보다 7배 이상 크다. 사모펀드는 49인까지만 모집할 수 있게 제약을 두고 있어서다.

기존에는 사모와 공모를 구분하지 않고 공모주를 배정했다. 공모주 100억원어치를 사모펀드 4개와 공모펀드 1개가 나눠 가질 경우 똑같이 20억원어치씩 돌아갔다.

똑같은 덩치라도 공모펀드가 사모펀드보다 전체 공모주 가운데 10%를 더 챙길 수 있게 바뀐다. 이런 식으로 배정할 수 있는 재량권을 상장 주관사에 주겠다는 것이다.

공모펀드는 단일종목을 순자산 10%까지만 편입하게 했던 관행도 사라진다. 무등급 채권도 공모펀드가 편입할 수 있다. 다만 적격기관투자자(QIB) 시장에 등록한 채권이어야 한다.

공모펀드 신고서 효력도 7일이면 발생한다. 기존에는 15일이었다. 공모펀드 판매를 잠정 중단할 경우 새 상품을 빠르게 내놓을 수 있게 한 것이다. 대개 자산운용사는 일정 수준 이상으로 자금을 모으면 위험관리를 위해 판매를 중단한다.

사모펀드는 규제를 늘렸다. 앞으로 사모형 코스닥 벤처펀드는 환매금지 기간을 두기로 했다. 1년 안에 펀드를 청산하면 불성실 기관투자자로 지정한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사모펀드는 초기 단계인 혁신·벤처기업에서 발행하는 채권을 중심으로 특화시킬 것"이라며 "투자자 보호에 더 무게를 둬야 하는 공모펀드는 공모주 중심으로 투자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코스닥 벤처펀드 출시 이후 처음 실시하는 공모주 청약부터 새 배정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