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 “청년층 서울집 마련’ 불가능…장기 플랜 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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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기자
입력 2018-05-01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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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북도 중소형 아파트 10억 넘어…가점제 위주 청약제도 개편으로 젊은층 불리"

  • "청약통장 가입부터 관심 지역 및 주택 선정과 청약 전략 등 미리 준비해야 유리"

1일 서울 강동구 길동 어반라이프오피스에서 본지와 만난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이 "최근 청년층의 내집 마련이 어려워진 만큼, 청약제도 변경 등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최근 3~4년 사이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강남은 물론, 강북에서도 젊은 층이 내 집을 마련하기가 어려운 시대가 됐다. 특히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는 가점제 위주의 청약제도 개편에 따라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 등의 당첨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1일 서울 강동구 길동 어반라이프오피스에서 본지와 만난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최근 부동산시장이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 등 젊은 층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양 소장은 “특히 서울에서는 최근 1년 사이 아파트값이 급등했다. 강남에서는 1년간 10억원 가까이 오르는 단지가 나오기도 했다”며 “강남뿐만 아니라 강북에서도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전용면적 84㎡가 10억원을 넘어서는 시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서울의 국토교통부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10.19% 올라 참여정부 시절인 2007년 이후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재건축 사업이 활발했던 송파(16.14%)와 강남(13.73%), 서초(12.70%) 등 강남권은 물론, 성동(12.19%)과 양천(10.56%), 마포(8.84%), 노원(7.17%) 등 비강남권에서도 상승률이 전국 평균(5.02%)을 크게 상회했다.

특히 젊은 층 수요가 많은 서울 내 중소형 아파트 실거래 가격이 지난해 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용면적 40㎡ 초과~60㎡ 이하 서울 중소형 아파트의 지난해 12월 기준 실거래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3.7% 뛰었다. 이는 2009년 12월 22.7% 이후 최근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강남 아파트뿐만 아니라 강북의 중소형 아파트도 최근 시세가 급등해 10억원을 돌파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젊은 층의 내 집 마련이 더욱 빡빡해진 것이다.

양 소장은 “기존 주택시장은 물론, 신규 분양시장 역시 새 아파트 공급 부족과 기존 시장 규제 등으로 최대 호황을 누리면서 경쟁이 매우 치열해졌다”며 “그러나 무주택자와 다자녀 등 혜택을 주기 위해 정부가 청약제를 가점제 위주로 개편하면서 젊은 층의 당첨 기회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8·2 부동산대책’을 통해 실수요자 위주로 청약제도를 개편했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 내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주택의 경우, 100% 가점제로 당첨자를 뽑게 되면서 가점이 비교적 낮은 젊은 층의 당첨 확률이 극히 낮아진 것이다.

양 소장은 “이제 젊은 층이 결혼해 아이를 낳고 수년간 전세로 거주하더라도 신규 아파트 청약 당첨은 꿈도 못꾸는 상황이 됐다”면서 “정부가 현장에 목소리를 듣는 등 장기적인 안목으로 정책을 신중히 내놓아야 한다. 출산 장려를 위해서라도 신혼부부에게 추가 가점을 주는 등 청약제도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최근 정부가 신혼부부 특별공급 자격 요건을 혼인신고 후 7년으로 늘리면서 대출은 기존대로 5년으로 유지하는 등 일관적인 정책을 펴지 못하고 있다”며 “7년차 신혼부부가 특별공급으로 당첨되더라도 신혼부부 전용 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인데, 젊은 층의 주거난은 저출산과 직결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정책의 신중함과 정교함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양 소장에게 ‘만약 현 시점 그대로 결혼을 앞둔 사회초년생으로 되돌아 간다면 어떤 방식으로 내 집 마련을 실현하겠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전문가인 나 역시 지금 같은 시장 상황에서는 내 집 마련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웃으면서도 “신혼희망타운이나 입지가 좋은 신규 분양 아파트의 신혼부부 특별공급 혜택을 적극적으로 노려보겠다. 재테크 경험 등을 위해 소액이라도 오피스텔 등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볼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그는 “그동안 청년층을 위한 임대주택 등이 수요와 동떨어진 도심 외곽지역에 주로 공급돼 문제로 지적됐으나, 최근에는 행복주택과 신혼희망타운 등이 도심 내 공급 또는 공급예정인 상황”이라며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 등도 청약이 가능한 만큼,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 소장은 “일반적으로 젊은 층이 내 집 마련에 큰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최근 이들 가운데 부모 도움 없이 사실상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앞서 준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면서 “직장과 문화생활 등 젊은 층의 생활거주공간이 서울인 점을 감안해 이들을 위한 맞춤형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청약통장 가입을 시작으로 관심 지역 및 주택 선정과 청약 전략 등을 취업 이전부터 미리 준비해야 유리하다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양 소장은 당분간 부동산시장이 거래 절벽으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면서 급매물과 경매 등에도 관심을 가질 것을 제안했다.

그는 “지난달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시행을 앞두고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매달 주택 거래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거래량이 이렇게 늘어났다는 것은 이미 살 사람은 다 샀다는 얘기다. 추가 매입자가 움직여야 하지만, 대출 규제와 보유세 부담 등 각종 규제로 당분간 거래 절벽에 따른 가격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재고 아파트에 관심이 있는 수요자라면 느긋하게 기다리면서 급매물과 경매 위주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양 소장은 정부를 향해서도 “이제 서울에서 나올 수 있는 신규 공급은 재건축과 재개발 정도지만, 최근 각종 규제에다 공급부족으로 다시 가격 상승을 낳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서울 도심권 등 수요가 있는 곳에는 반대로 규제를 풀어 공급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편이 옳다고 본다. 지진과 미세먼지 등 환경적인 변화에 따른 건축 규제와 녹지 확대 등도 고민을 시작할 시기”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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