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vs 동남아↓..엇갈리는 증시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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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8-05-0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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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EPA/연합]


인도와 동남아시아 증시는 작년 한 해 높은 상승률로 주목받은 대표적인 신흥시장이다. 그러나 올해에는 두 증시가 사뭇 다른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동남아시아 증시는 외국 투자자들의 이탈 속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인도 증시는 신규 국내 투자자들의 유입이 이어지면서 추가 상승 기대감이 높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주요 증시는 올해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MSCI 아세안 지수는 4월에 0.5% 하락하면서 3개월 연속 하락했다고 블룸버그는 집계했다.

필리핀 증시의 벤치마크인 PSE종합지수는 1월 말 9000포인트를 돌파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찍은 뒤 4월 말까지 12% 미끄러지면서 조정장에 진입했다. 베트남 VN지수도 4월 초 정점에서 13% 가까이 후퇴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종합지수(JCI)는 2월 고점에서 11% 떨어졌다. 

특히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미국 금리 인상 전망, 현지 정세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이 두드러졌다.

인도네시아와 태국 증시에서는 올해 들어서만 외국인 투자액이 각각 24억 달러(약 2조 5000억 원) 가량 빠져나갔다. 필리핀 증시에서도 약 7억6000만 달러가 유출됐다고 블룸버그는 집계했다. 필리핀의 경우 페소 약세와 인플레 과열 우려 속에서 JP모건은 3월 필리핀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축소(underweight)'로 하향 조정하면서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부추겼다. 

반면 인도에서는 내국인들 사이에 주식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화폐 개혁으로 은행 계좌를 개설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정부 차원에서 주식 투자 캠페인이 벌어지는 등 인도의 경제·금융 개혁 속에서 숨어있던 돈이 인도 증시로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개인 투자자들 덕에 인도 증시의 시가총액은 2조3000억 달러로 2017년 한 해 동안 50% 불어났다. 증시 벤치마크인 S&P 센섹스 지수는 작년에만 30% 이상 급등했다.

올해 들어서는 정부의 신규 과세 발표 후 약세를 보였으나 4월에만 5% 상승하면서 뚜렷한 V자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인도 정부는 1년 이상 보유 주식에도 양도 차익에 10% 세금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종전까지는 1년 미만 보유 주식의 양도 차익에 대해서만 15% 세금을 부과했었다. 이 소식이 나오자 차익을 실현하려는 투자자들이 매물을 쏟아내면서 시장은 급격히 하락했다. 그러나 인도 경제의 펀더멘탈에 대한 낙관론이 퍼지면서 시장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는 개미 투자자들의 힘이 컸다. 2017년 뮤추얼 펀드를 통한 투자에서 내국인 투자자들은 14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80억 달러를 투자한 외국 투자자들을 크게 앞질렀다고 모건스탠리는 집계했다. 또한 개미 투자자들의 자동 불입을 통한 투자액은 매달 1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자 대부분은 부동산, 금, 예금에 묶어두었던 돈을 빼서 생전 처음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개미 투자자들이 급격히 증가해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아졌다가 갑자기 우르르 몰려나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달톤 인베스트먼트의 벤카트 파수풀레티 선임 애널리스트는 WSJ에 “개미 투자자들은 지난해 벌었으면 올해 투자한다. 그러나 올해 잃는다면 내년에는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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