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순환되는 밴 리베이트 … 수법도 교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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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 기자
입력 2018-05-0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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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출 3억 가맹점 리베이트 금지에도 전산시스템 구축 우회지원

  • 밴사ㆍ유통업체도 검찰 수사선상 올라…과징금 폭탄 불가피

 

밴(VAN)사와 대형가맹점의 리베이트는 국내 지급결제 시장에서 수십년동안 암묵적으로 용인된 거래라는게 업계의 주장이다.

밴사들이 카드사로부터 지급받는 밴수수료의 10~20%에 지나지 않던 리베이트 금액은 현재 70~80%까지 올라간 상태다. 밴사 간의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3억원 이상 가맹점에 리베이트 제공 금지법이 시행됐음에도 불구하고 대형가맹점들이 여전히 편법을 찾는 이유다. 

◆ 법망 피하는 리베이트 수법도 갈수록 다양

개정 시행된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르면 연매출 3억원 이상 대형 가맹점들은 밴사로부터의 리베이트 제공을 금지하고 있다. 현금은 물론 현물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리베이트 관행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리베이트가 법으로 금지되면서 다양한 수법들이 동원되고 있다"며 "일부 회사는 법망을 피하기 위해 법무법인에 문의할 정도다"라고 말했다.

법으로 금지되기 전 밴사가 가맹점에 제공하는 리베이트는 통상 현금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정보이용료'라고 불리는 조항을 두고 계약 기간 및 평균 결제 건수를 산정해 돈을 지급하는 일종의 '캐시백' 형태였다.

실제로 지난 2013년에는 맥도날드, 씨유, 바이더웨이, 미니스톱, 코레일유통 등 유통업체 임직원이 밴사로부터 돈을 받아 검찰에 구속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문제는 법으로 리베이트가 금지된 이후에도 다양한 불법이 자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물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다. 가맹점의 결제 관련 전산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경우 밴사가 이를 대신하고, 전산장비 및 카드 단말기를 무상으로 지급하기도 한다. 가맹점의 계약 기간 및 평균 결제 건수를 산정한 금액과 비슷한 현물이 제공된 셈이다.

◆ '매출 3억원 가맹점' 적용 기준은

이번 수사의 최대 쟁점은 우회 지원이 불법 행위인가 여부다. 밴업계는 캐시백 형태가 아닌 전산시스템 구축 등을 지원했기 때문에 리베이트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금감원은 우회 지원도 리베이트라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직접 돈을 주지 않았어도, 대가를 전제로 현물과 서비스를 제공한 것은 사실상 '캐시백'과 마찬가지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개정 여신전문금융법은 이를 모두 리베이트에 포함하고 있다. 기존 계약시 지원받던 유무형의 보상, 즉 CCTV설치‧일시지원금‧사례금‧보상금‧기부금도 금지시켰다.

신용카드 거래를 위한 일체의 장비(신용카드 전용단말기, POS, 서명패드, 스캐너 등)와 회선비(전화, 인터넷 비용), 프로그램 개발 등 관련 용역비도 리베이트에 포함된다.

연매출 3억원 이상 가맹점에 대한 기준도 쟁점이다. 밴사 및 유통기업들은 각 점포별 매출 기준을 지어 해석하고 있다. 예를들어 A편의점의 OO점의 연매출이 3억원이 안넘기 때문에 리베이트를 받아도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본사(법인)의 연매출이 3억원이 넘으면 리베이트가 금지된다고 해석하고 있어, 검찰이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검찰이 두 가지 부분을 불법으로 결론을 내릴 경우, 밴사와 주요 유통사들은 최소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에 이르는 유례없는 과징금을 받게 될 것"이라며 "특히 밴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임직원이 있다면 강도 높은 형사처벌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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