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 국립생태원 정규직 전환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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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허희만 기자
입력 2018-05-0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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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7월 정부 지침 발표후 전환방식 관련 이견차로 시간 허비

국립생태 에코리움 전경[사진=국립생태원제공]


지난해 7월 정부의 공공기관 비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공공기관에서 간접고용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이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그중에 하나가 국립생태원이다.

충남 서천에 있는 국립생태원은 직접고용방식과 자회사 방식을 두고 사측과 노동조합, 비정규직 간의 다른 생각들로 인해 정규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국립생태원 정규직 전환 어떻게 진행됐나

국립생태원의 경우 간접고용노동자가 107명이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청소 28명, 시설 21명, 경비, 19명, 안내 34명, 파견근로자 5명 등이다.

이들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생태원은 지난해 9월 기간제 및 용역·파견 정규직 전환을 위해 노사전문가 협의회를 구성, 직접고용과 자회사 등 전환 방식을 논의했다.

근로자 대표 6인, 기관위원 7인, 외부위원 3명 등 총 16명으로 구성된 협의회는 지난해 총 3차례(9월 11일, 11월 9일, 11월 14일)를 거쳐 직접 고용 시 청소와 경비의 정년을 65세로, 그 외 직종을 61세로 협의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직접고용과 자회사에 따른 장·단점과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비교분석표를 요구했지만 매번 묵살당하고 회의를 진행하게 된다.

보다 못한 노조는 기관장과 인재경영부장과의 삼자대면을 통해 전환방식에 따른 컨설팅 용역을 추진키로 결정하기에 이른다.

그 전에 생태원은 파견 및 용역계약을 3개월 연장하고, 3월까지 총 4회(1월 16일, 1월 29일, 2월 20일, 2월 26일)에 걸쳐 회의를 진행해 왔다.

특히 지난 2월 26일 협의회 중 사측은 용역결과에서 자회사가 직접 고용보다는 유리하다는 내용을 깨고 직접고용으로 결정해 협의회에서 차질을 빚었다.

정규직 전환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고있는상황에서, 사측은 주관부서장을 다른 곳으로 발령하고, 그 자리에 전임 노조위원장을 발령해 업무를 추진하게 된다.

새로 부임한 부장은 3월까지 결정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사회 예산전용 심의·의결과 환경부 승인을 통해 용역계약 연장을 6월까지 연장하게 된다.

이후 사측에서는 지난 4월 24일 간접고용 근로자 전환방식 관련 조합원 대상 설명회를 개최하게 됐다.

이 자리에서 사측은 직접고용방식과 자회사 설립 시 운영계획과 필요예산 추정 금액에 등에 대해 설명했다.

노조는 이 보고회와 용역결과를 토대로 빠르면 5월 초 조합원들과 논의를 거쳐 노조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국립 생태원 정규직 전환 설명회 장면[사진=국립생태원제공]


◆국립 생태원 정규직 전환 지금까지 무엇이 문제였나

지금까지 생태원의 정규직 전환이 지지부진했던 이유는 노조와 사측의 마찰 때문이다.

노조에서 직접고용과 자회사의 비교분석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별 다른 자료 검토 및 제시 없이 전환협의회만 추진했기 때문이다.

또한 기획재정부의 협의 과정도 부적절했으며, 협의체 운영에도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 기획재정부의 협의 과정 부적정

전환협의회 주관부서인 인재경영부는 전환 초기부터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자회사 설립에 관해 기획재정부와 면밀히 협의를 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았다.

 전화로만 문의해 설립이 불가하다는 공식적인 입장만 받아들여 직접고용 방식만 주장한 셈이다.

 하지만 교체된 인재경영부장은 기재부 인재경영과를 방문, 기관현황 설명과 전환방식에 대해 문의한 결과 자회사도 가능하다는 답변을 구두로 들었다.

 이후 전환관련 설명 자료도 자회사 설립의 법적, 과정별 제약이 없는 것으로 작성했다.

 또한 이달 18일 전환방식과 관련해 기재부 평가분석과를 방문해 자회사에 대한 설립 가능성을 재문의한 결과 생태원법 및 재출연의 불가 사유로 자회사 설립이 어려울 거라는 종전과 상반된 답변을 받았다.

이렇듯 주관부서의 부적절한 업무 처리로 일정이 늦어지고, 전환당사자에게 희망고문만 주고 있는 셈이다.

- 전환주관부서장의 인사 부적정성

협의회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자 주관부서장을 다른 곳으로 발령내고 전임 노조위원장을 주관부서장으로 발령 냈다.

이처럼 주관부서장의 교체는 협의회 업무추진에 차질을 빚으며, 기존 부서장이 힘들어서 못하겠다는 이유로 발령을 내는 것은 인사 원칙을 훼손한 행위이다.

원장이 없는 상태에서 직무대행이 아무런 대책 없이 주관부서 실장을 전환 협의회에 배제 하겠다는 발언으로 협의회 운영을 방해했으며, 정규직 전환 등 인사에 관한 업무와 같이 중요한 사안에 책임감 없는 추진에 문책도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 협의회 운영의 부적정성

협의회는 최초시작부터 사측 요구에 따라 전원 만장일치 합의제로 운영됐으나, 사측의 요구로 8차 회의에서 합의가 안 된다는 이유로 다수결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안을 상정했다.

노조에서는 자료 제출이 되지 않아 전환방식 결정을 보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는 압박으로 받아들이고, 노조를 배제하려고 결정하는 행위라고 보고 있다.

 또한 각 협의 위원들에게 사전 의견조회 및 통보도 없이 위원 변경을 수차례 시행해 협의회를 사측 입맛대로 추진하려는 협의회 원칙을 훼손한 행위라고 보고 있다.

 이에 노조에서는 전환 결정이 늦어져 대상자들의 퇴직금을 미지급과 정규직 전환 시작부터 요구했던 전환방식 비교분석 자료를 지난 8개월 동안 제시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의견 제시를 하지 않아 책임전가를 하고 있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국립 생태원 정규직 전환 조합원대상 설명회 장면[사진=국립생태원제공]


◆ 국립 생태원 정규직 전환 이후 문제점은

사측에서는 정규직 전환 이후 문제점을 면밀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

이는 경영상에서 매우 중요하고, 앞으로 발전하느냐 아니면 이 부분이 발전에 저해되느냐의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물론 계획 당시부터 모든 문제점을 파악할 수는 없지만,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라’는 말이 있듯 처음부터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 직접고용 방식

공무직 정원에 간접고용노동자를 반영하고, 별도 직군을 신설해 운영하는 방안이다.

이럴 경우 관리인력 증가에 따른 현업 부서 업무가 가중되어 별도 인력의 신규 채용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재부의 정원 확보 방안이 반영 안될 수도 있으며, 된다 하더라도 시기가 오래 걸릴 것으로 보여 업무 부담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연차, 공가, 병가, 특별 휴가 등 정규직 휴가체계를 적용할 시 고령친화적 직종의 특수성 및 휴직제도 운영에 따라 업무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예비 인력도 일정 수준 유지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기존 용역사에서 제공하는 장비 수급계획이다. 현재 용역계획 안에 포함되어 있는 장비를 구매할 예산 계획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현재 계획으로는 공무직과 같이 사업비 내의 인건비로 편성 시 향후 정규직과 같이 총액인건비로 포함돼 정규직 임금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 자회사 방식

직접고용보다는 처우개선을 위한 활용재원이 부족하고, 자회사 설립 시 소요비용 추가 등으로 처우개선 효과가 낮아질 수 있다.

더불어 환경부와 기재부의 정책에 따른 자회사 설립가능 보장도 곤란할 수도 있으며, 자회사의 경영성과 미비로 인한 경영 악화시 모회사의 재정이 부담된다.

 또한 초기설립 비용과 사무직원 채용에 따른 비용 조달이 문제가 된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시간이다. 자회사 방식 중 주식회사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환경부와 기획재정부와 사전협의가 필요하고, 이사회 의결, 발기인 구성, 필요사항 결정 및 정관작성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발기인 총회를 거쳐 설립경과 조사, 대표이사 선임, 설립 등기 등의 순으로 거치려면 6월까지 어렵다는 것이다.

간접고용노동자들의 경우 6월 이후에는 계약 연기가 어려워 한시제 근무자로 3개월 근무를 하거나 다른 방안을 세워야 한다.

이렇듯 직접고용이나 자회사 등 문제점은 각각 있다. 이러한 점을 살펴 사측에서 빠른 결정이 필요하다.
 

국립생태원본관 전경[사진=국립생태원제공]


◆ 국립 생태원 정규직 전환 해결방안은

정규직 전환 방식을 두고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낼 수는 있다. 하지만 간접고용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목적을 잘 생각할 필요가 있다.

간접고용노동자들은 회사 내에서 궂은 일을 하고도 적은 보수와 복지혜택, 환경들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에 차별을 없애자는 것이다.

간접고용노동자들 역시 우리와 같은 사람이고, 이웃주민이고, 부모님이고, 형제 등이다.

이러한 사람들을 정규직과 똑같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안정적인 일자리와 복지 혜택을 만들어 주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간접고용노동자의 목소리를 들어봐야 한다. 이번 정규직 전환에 대해서도 잘 들어봐야 할 부분이 이 부분이다.

간접고용노동자들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직접고용 혹은 자회사를 통한 고용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일자리와 보수, 차별 없는 복지와 고용 환경 부분일 것이다.

어떻게 보면 정부의 정규직 전환도 이러한 목적 때문에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을 것이다. 이처럼 전환방식을 논의하기 전에 사측은 어떠한 조건으로 일을 할 수 있는지 먼저 제시하고 간접고용인에게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을 주어야 한다.

 옛말에 ‘굴러 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빼냐’라는 말을 들을 것이 아니라 굴러온 돌과 잘 어울려야 할 필요성이 있다.

 지금 생태원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간접고용노동자의 목소리를 듣고 추진해야 한다.

 더불어 직접고용이냐 자회사 내 둘 중에 어느 것 하나가 정해지더라도 간접고용노동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어떻게 하면 사측과 고용자 간의 ‘윈-윈(win-win)’ 할 수 있는지를 고심해야 한다.

회사와 노조 문제만이 아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간접고용노동자만이고, 간접고용노동자들이 느끼기에 사측과 노조 측이 충분히 노력했다면 서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생태원에서 일하고 있는 한 경비원은 이번 정규직 전환방식을 두고 “진정성 있게 논의를 해야 할 사람들이 간접고용노동자들인데 이들을 배제하는 것에 아쉬움이 남는다”며 “직접고용이냐 자회사의 장단점을 각각 놓고 의견 수렴의 과정을 거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측과 노조 측, 간접고용노동자들이 합심해 하루라도 빨리 결정돼, 안정적인 일자리를 보장받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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