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전략의 ‘방향타’ 역할을 해야 하는 중요한 자리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 속에 여당 원내대표로서 '반공 야당'을 설득하는 일도 결코 작지 않다.
또한 새 원내대표는 2년 차로 접어든 문재인 정부의 민생·개혁 입법 작업을 이끌면서 국정 동력을 본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주목을 받고 있다.
원내대표 후보 등록일(4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2일 현재 후보군은 홍영표·노웅래 의원으로 좁혀진 상태다. 경선은 오는 11일 치러진다.
노 의원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노 의원은 후보 등록보다 출마를 먼저 선언하면서 경선 레이스에 불을 붙였다. 통상 원내대표 경선의 경우, 후보 등록 이후 출마선언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는 “집권 2년 차인 올해는 개혁의 골든타임”이라며 “문 대통령의 개혁 완성에 앞장서고자 원내대표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매일경제신문과 MBC에서 기자생활을 한 언론인 출신으로 서울 마포갑에서 3선을 한 중진의원이다. 그는 ‘투쟁’을 지양하고 ‘소통’을 통한 ‘협치’를 강조하고 나섰다.
노 의원은 이어 “청와대와 여당의 정례회동과 함께 정례적이고 실질적인 당정협의를 추진하겠다”면서 “‘평형수’ 역할을 통해 균형 잡힌 당·정·청 관계를 이끌겠다”고 역설했다.
그는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는 정파를 초월해 뒷받침해야 한다”면서 여야 세력을 포함한 ‘한반도평화위원회’(가칭) 구성 추진을 약속했다.
노 의원은 상대적인 열세라는 평가를 의식한 듯 자신의 경쟁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부에서는 선거 판세가 기울어졌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면서도 “민주당 의원들에게 다양성의 힘과 다름을 인정하는 힘이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GM의 전신인 대우자동차 노조 간부 출신인 홍 의원도 인천 부평을에서 3선을 했다. 노동전문가로 국회의원 임기 내내 국회 환경노동위에서 활동하며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20대 국회에선 환경노동위원장을 맡아 근로시간 단축을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처리를 끌어냈다.
홍 의원은 1년 전에도 원내대표 경선에 나섰으나 우원식 현 원내대표에게 7표차로 석패하며 고배를 마셨다.
당 안팎에서는 원내대표 도전만 세 번째인 홍 의원에 대한 ‘동정표’가 많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 의원 측은 “4일 후보 등록을 마치고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라며 “이제는 당과 의원들이 주도적으로 국정운영에 나서 당·정·청 관계를 이끌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원내대표 및 국회의장 선거관리위원회는 앞서 투표 당일 10분씩 정견발표를 하고, 투표 결과에 따라 결선 투표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출마 예상자가 현재처럼 2명이면 결선 투표는 없다.
이번 선거 결과는 하반기 국회의장 선출과 8월 예정된 당대표 선출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후보군으로는 문희상(6선)·박병석·원혜영 의원(이상 5선) 등이 꼽히고 있다. 이해찬(7선)·이석현 의원(5선)도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오는 16일 치러지는 국회의장 후보 선거는 결선 없이 최다득표자 1인이 선출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장 이른바 ‘판문점 선언’과 관련된 남북문제부터 추가경정예산안,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까지 차기 원내대표의 과제는 만만치 않다”면서 “여야 관계를 잘 조율할 수 있는 후보를 당내 의원들이 전략적으로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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