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LG 등 주요 그룹 ‘별’도 일본으로
2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9일 문 대통령의 방일에 맞춰 일본에서 진행되는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에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 정택근 GS 부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그룹 고위 경영진들의 참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에서 중국과 일본의 정·재계 관계자들과 소통하면서 경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자업계를 대표해서 참석하는 윤 부회장과 조 부회장 등은 최근 3국 간 경쟁의 심화로 저성장 구조에 빠진 디스플레이 등 현안에 대해서 집중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등도 현안이 있는 만큼 참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해졌으나, 현재까지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분위기다.
최태원 SK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한·미·일 연합을 구성해 도시바 반도체사업 부문의 인수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지난 1일 2차 매각 시한을 넘기면서 계약 철회 가능성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번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에서 SK 고위 관계자가 참석해 돌파구를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당국의 독점금지규제 심사 승인의 지연 등 3국이 묶여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청와대와 주최 측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아직 구체적인 언급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에 국내 경영진들이 다수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중국의 국내 전자업체 차별과 도시바 인수 문제 등이 이번 비즈니스 서밋을 계기로 해법을 찾길 바란다”고 전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정의선 부회장과 함께 정진행 현대차 사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현대차는 지난해 사드 보복의 여파로 실적에 큰 타격을 받은 바 있어 중국과의 ‘스킨십’ 확대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현대차는 이번 행사를 통해 거래선의 확대를 꾀할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현대차가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전기차와 수소차 등의 사업 분야가 중국과 일본의 친환경차 정책과도 맞아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은 강력한 환경 규제 실시 등에 나서고 있어 친환경차 사업의 핵심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현대차 경영진들은 이런 부분을 공략해 이번 행사에서 거래선의 확대 등에 힘쓸 것”이라고 진단했다.
◆항공·정유 업계도 관계 다지기 나선다
지난해 중국의 ‘한한령’과 일본의 ‘혐한 문화’의 대두로 어려움을 겪었던 항공업계도 이번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에서 개선 방안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참석자로는 박삼구 회장을 비롯해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업계 1위의 한진그룹에서는 ‘오너일가 사태’로 인해 참석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관계자 “박 회장이 외교사절로서 책임감이 커 대외 협력을 직접 챙기는 스타일이지만 지난해 12월 방중 당시 김 사장이 참석해 아직까지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다만 박 회장이 지난달 25일 베이징을 방문해 리샤오린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 회장과 만나 경색된 한·중관계 개선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만큼 이번에도 누가 참석하든 그 연장선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학업계에서도 이번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에서 3국 간 관계 다지기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의 김준 대표는 SK 수펙스 커뮤니케이션 위원장 자격으로 방문한다. 김 대표는 문 대통령 방중에도 동행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일본 1위 에너지기업 JX에너지와 지속적으로 좋은 관계 유지하며 협력하고 있다. 2011년에는 일본 대지진으로 JX에너지가 공장 가동을 중단하자, 약 2억 달러 규모 원유(200만 배럴)를 구매하고, JX에너지에 휘발유 26만 배럴을 공급하는 등 적극 지원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정택근 GS 부회장 등의 경제계 인사들이 이번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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