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공룡' 텐센트가 세운 중국 인터넷전문은행 1호인 위뱅크(웨이중은행·微衆銀行)의 지난해 순익이 3.5배 훌쩍 뛰었다. 같은 기간 중국 국유은행들이 한 자릿수 순익 증가세를 보인 것과 비교된다.
위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이 67억4800만 위안(약 1조1400억원)으로 전년과 대비해 175.54% 늘었다. 특히 같은기간 순익은 14억4800만 위안으로 261.1% 급증했다. 총자산은 800억 위안이 넘는다고 증권시보 등 현지 언론이 3일 보도했다.
이는 위뱅크가 앞서 예상했던 실적 목표치도 초과한 것이다. 이러한 기세를 몰아 위뱅크는 오는 2020년까지 매출과 순익을 각각 302억 위안, 127억 위안까지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위뱅크가 영업을 시작한 2015년 매출이 2억2600만 위안에 불과하고 5억8400만 위안의 적자를 입은 것과 비교하면 큰 발전이다.
이는 같은 기간 중국 5대 국유은행의 순익 증가세가 대부분 한 자릿수에 불과한 것과도 비교된다. 지난해 건설은행과 농업은행 순익 증가율은 각각 4.7%, 4.9%에 달했으며, 중국은행(4.7%)과 교통은행(4.4%), 공상은행(2.8%) 등은 모두 5%를 넘지 못했다.
지난해 위뱅크는 매출, 순익 외에 은행 수익성 핵심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높았다. 지난해 위뱅크의 순이자마진은 7.02%로, 홍콩과 중국본토에 상장된 다른 어느 은행보다도 높다. 중국 은행권 대부분의 순이자마진은 1.5~2.5%에 머물고 있다. 또 다른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도 2.17%로, 전년보다 1.3% 포인트(P) 대폭 올랐다.
다만 부실대출율은 0.64%로, 전년 0.32%에서 두 배 늘었다. 다만 중국 은행권 부실대출률이 평균 1.74%에 달하는 것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부실대출률은 늘었지만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2016년 934.11%에서 912.74%로 내렸다. 하지만 이는 대다수 전통은행 대손충당급 적립률이 200% 남짓인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반면 위뱅크의 유동성 비율은 117.55%로, 2016년 218.49%에서 반토막이 났다. 다만 이에 대해 위뱅크는 "위뱅크의 유동성 리스크 관리는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한다 해도 30일 이상 경영이 가능할 정도로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텐센트 은행’이라 불리는 위뱅크는 지난 2014년 말 중국 최초로 문을 연 인터넷전문은행이다. 리커창 총리가 개업식 때 직접 본사를 방문했을 정도로 화제였다. 위뱅크의 최대 강점은 모기업 텐센트가 보유한 광범위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다. 텐센트가 서비스하는 '국민 메신저' QQ와 위챗 이용자 17억명을 위뱅크의 잠재 고객으로 삼고 있는 것. 텐센트가 확보한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도 위뱅크의 주무기다.
위뱅크의 주력 상품은 2015년 5월 출시한 개인 대상 소액신용대출 ‘웨이리다이(微粒貸)’다. 웨이리다이는 QQ나 위챗을 통해 대출을 신청하면 2.4초 만에 심사를 마치고 40초 만에 입금된다. 무담보·무저당으로 최대 20만 위안(약 338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으며, 대출 상환도 수시로 가능하다. 하루 대출 이자율은 사용자의 신용 등급에 따라 다르지만, 일일 평균 0.05%이다. 출시된 지 약 1년 반 만에 전국 529개 도시의 2400만명에게 대출을 제공, 웨이리다이 누적 대출액은 1600억 위안, 대출건수는 2000만건에 달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