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5월에는 은행의 가계대출이 6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3월(6조원) 대출을 더한 잔액보다 많다. 2016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 해 은행권의 여신심사 강화로 인해 1분기 가계대출 증가세가 누그러졌으나 5월 들어 6조7000억원 급증하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부분 대출은 기타대출이었다. 기타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나머지 종류의 대출을 합한 것으로, 마이너스통장 대출과 신용대출이 대표적이다. 담보가 필요 없고 대출 절차가 상대적으로 간단해 생활비가 부족할 때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에는 이 같은 현상이 일찍 발견되고 있다.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 등 5개 은행의 4월 말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99조7214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1685억원 증가했다.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다.
금융당국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 신용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 등 우회 대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석동에 사는 남모씨(46)는 "연봉은 제자리인데 5월엔 돈 나갈 일이 많아서 자금 융통을 위해 신용대출을 받을 예정"이라며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좀 더 낮은 금리에 더 많은 금액을 빌릴 수 있지만 규제 때문에 신용대출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출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들에겐 꿈틀거리는 금리도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2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Fed)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하지만 이르면 6월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Fed가 물가 상승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올해 금리인상이 기존 예상보다 한차례 늘어난 총 4번에 걸쳐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우리나라 금리에 확대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리나라 시장금리 역시 중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미국 금리인상이 우리나라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추세적으로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금리에 반영된다"며 "이는 대출금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지만 당국이 대출 금리에 칼날을 겨누고 있어서 눈치를 보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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