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이후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 대어인 샤오미가 홍콩 증시에 상장을 정식으로 신청했다는 소식에 중국 A주 샤오미 테마주도 들썩였다.
샤오미가 홍콩에 IPO 신청서를 제출한 3일 샤오미 생태계에 속하는 상장사의 주가가 일제히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푸루퉁(普路通) 주가는 장 중 한 때 6% 이상 폭등했고 징다구펀(精達股份), 펀다테크(奮達科技)의 주가도 4% 상승했다.
샤오미의 상장은 사업 확장과 연결돼 호재로 해석됐다.
3일 샤오미가 제출한 신청서에 따르면 샤오미는 IPO를 통해 100억 달러를 조달하고 이 중 30%를 스마트폰, TV, 노트북, 인공지능(AI) 스피커 등 핵심제품 연구·개발(R&D)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러한 사실을 고려할 때 중국 A주에서 적어도 20곳의 기업이 샤오미 상장에 따른 '기회의 파도'에 올라탈 것으로 보인다고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은 4일 보도했다.
대표적인 상장사로는 원타이테크(聞泰科技)를 꼽았다. 회사 관계자는 "샤오미는 우리의 중요한 고객 중 하나로 샤오미 스마트폰 훙미(紅米) 시리즈를 모두 우리가 만들었다"며 샤오미의 상장에 기대감을 보였다.
원타이테크는 세계적인 스마트폰 ODM(위탁 설계 및 위탁제조) 업체로 세계 3위의 스마트폰 생산업체인 화웨이를 비롯해 샤오미, 세계 최대 PC제조업체인 레노버(聯想·롄상), 메이쭈(魅族), 그리고 대만계 에이수스(華碩·화수오) 등 5대업체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원타이테크 관계자는 "올해 화웨이는 물론 특히 샤오미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ODM업체인 우리에게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낙관했다.
선전에 위치한 배터리생산업체인 신왕다(欣旺達·Sunwoda)도 주목할 만 한다. 신왕다는 주요 고객의 인도 현지화 생산을 지원사격하기 위해 인도에 공장을 건설했다. 샤오미는 인도에서 공략하는 중국 대표 기업으로 삼성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다.
신왕다는 올 3월 "샤오미가 상장할 경우 관련 산업사슬에 속해 있는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신왕다와 샤오미는 안정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우리가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에 샤오미가 비교적 만족했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샤오미가 스마트폰 외에 사물의인터넷(IoT) 기반 스마트홈 시장 공략을 목표로 하고 있어 관련 기업 역시 샤오미 상장에 따른 기회를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해당 분야에서 샤오미와 손을 잡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 메이디다. 메이디는 중국 대표 가전업체로 산업 생산용 로봇을 생산하는 세계적인 로봇업체 쿠카를 인수해 '생산 자동화' 방면에서도 유망한 기업이다. 샤오미와 메이디는 지난 2014년 12월 전략적 협약을 체결하고 스마트홈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이 외에 주안(九安)의료도 샤오미의 테마주로 분류된다. 2014년 9월 주안의료 산하 '아이헬스(Health)'는 샤오미로부터 25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고 전략적 협력을 약속했다. 고객서비스 품질 제고, 전자상거래와 클라우드 서비스와의 결합 등에서 협력해 '모바일 헬스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축했다.
주안의료는 샤오미의 방대한 고객층을 바탕으로 한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협력의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은 상태다. 아이헬스는 2014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수 천만 위안의 적자를 지속했다.
이번 상장 신청으로 샤오미의 실적도 명확하게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2015~2016년 샤오미의 매출은 668억 위안, 684억 위안이었지만 지난해는 1146억 위안으로 급증했다. 레이 회장이 "샤오미는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아니라 혁신의 인터넷 기업"이라고 했지만 아직까지 스마트폰 매출 비중이 압도적이다. 2015~2017년 스마트폰의 총 매출에서의 비중은 80.4%, 71.3%, 70.3%였다.
샤오미의 홍콩행은 홍콩증권거래소의 쾌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엄격한 기준으로 알리바바 등 대어를 잇따라 놓친 홍콩거래소는 최근 전도유망한 유니콘 유치를 위해 차등의결권을 허용하는 등 파격적으로 진입 문턱을 낮췄다. 샤오미는 진입 기준이 완화된 이후 처음으로 홍콩 증시에 안착하는 기업으로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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