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강원도 춘천시 엘리시안 강촌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5억원) 1라운드 498야드의 7번 홀(파5). 언덕에 꽂힌 홀 주변으로 내리막 경사가 심해 까다로운 이 홀에서 같은 조로 나선 장하나와 최혜진의 희비가 엇갈렸다.
장하나는 이 홀에서 5번 우드로 날린 두 번째 샷이 그린 위 가장 이상적인 지점에 떨어졌다. 약 5m 이글 퍼트는 그대로 홀 안으로 미끄러져 떨어졌다. 장하나는 이 홀에서 이글을 낚아 2언더파 69타 공동 선두로 첫날을 마감했다.
그러나 같은 조에서 동반자로 나선 ‘슈퍼루키’ 최혜진에게는 악몽 같은 홀이었다. 최혜진은 이 홀에서 무려 5퍼트로 3타를 잃는 당황스러운 경험을 했다.
10번 홀에서 출발한 최혜진은 강풍이 부는 가운데서도 6번 홀까지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맞바꿔 타수를 잃지 않고 차분히 경기를 풀어갔다. 문제의 7번 홀. 두 번째 샷이 그린 주변 벙커에 빠지면서 악몽은 시작됐다.
벙커 샷 미스로 홀까지 남은 거리는 약 15m. 버디 퍼트도 짧아 3m를 남겼다. 이어진 파 퍼트는 홀을 지나 내리막을 타고 4m를 벗어났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보기 퍼트가 다시 홀을 지나 내리막을 탔다. 뒷바람까지 세차게 불자 공이 멈추지 않았다. 공을 집으려다 멈칫한 것만 수차례. 홀을 지나 10m나 구른 뒤 가까스로 공이 멈추자 얼른 마크를 하고 공을 집어야만 했다. 결국 더블보기 퍼트도 실패한 뒤 5퍼트로 홀아웃에 성공해 트리플보기를 적어냈다.
최혜진도 황당한 듯 어이없는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리더보드 상단을 지키던 최혜진은 결국 3오버파 74타로 첫날을 마감해 공동 36위로 밀려났다.
최혜진의 이날 심정은 장하나가 대신했다. 장하나는 “두 번째 샷을 가장 좋은 자리로 보내서 다행이지 아마 조금만 강했어도 내리막을 타고 그린 밖으로 나갔을 것”이라며 “핀이 언덕 위에 꽂혀 있어서 정말 까다로운 홀이었다. 바람도 강했고, 그린도 순결이라 계속 내려갈 수 있는 홀이다. 아마 바람이 불 것을 예상하지 못하고 핀 위치를 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