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 2대 경제체간의 무역전쟁이 끝날 수 있을까. 중국 관영언론인 신화통신은 3~4일 이틀간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된 미·중 무역협상이 일부 영역에서 합의점을 찾았다고 4일 보도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경제책사로 불리는 류허(劉鶴) 국무원 부총리를 필두로 한 중국 측 협상단과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중심의 미국 측 협상단이 양국간 긴밀한 소통을 위해 관련 회의를 정례화하는데도 동의했다며 애써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하지만 일부 영역으로 한정한 점으로 미뤄볼 때 대부분의 이슈와 관련해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양국이 미국의 대(對)중국 수출, 서비스 무역, 양자간 투자 등의 확대와 지식재산권 보호 관세와 비관세 조치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한 의견을 나눴으며 일부 영역에서 합의점을 찾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과 미국이 일련의 문제에 있어 여전히 이견이 있어 계속해서 긴밀하게 소통해 진전을 이뤄야 함을 인지했다"고 덧붙여 실질적 성과를 거두지 못했음을 시사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도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무역협상에서 중국이 중싱(中興·ZTE) 규제와 관련해 업중한 교섭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 미국 측이 이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중국이 이와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음을 알린 것이다.
앞서 이번 협상에서 양국이 큰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었다. 일단 협상을 앞두고도 "양보는 없다"면서 무역제재로 상대국을 압박한 것 등이 근거로 언급됐다. 중국 외교부도 협상 개최 전 정례브리핑에서 "한 번의 협상으로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면서 단번에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움을 강조했다.
협상이 시작한 이후 관련 소식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는 것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했다는 지적이다. 미국 측 대표 중 그 누구도 관련 내용에 대해 코멘트를 하지 않았고 중국 외교부는 3일 정례 브리핑에서 "새롭게 전할 말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은 대(對)중 무역에서의 막대한 적자가 중국의 불공정 무역 때문이라며 축소할 것을 요구하고 지식재산권 등을 이유로 '중국제조 2025' 산업 전략의 수정을 원한다. 하지만 중국은 무역적자는 미국의 소비 규모가 크기 때문이며 '혁신'을 위한 전략을 수정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으로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협상에 앞서 미국 대표단 측이 3750억 달러의 대중 무역적자를 2020년까지 최소 2000억 달러 축소하라는 내용의 문건을 중국에 전했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중국제조 2025'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지식재산권 관련 분쟁에 대해 보복을 멈추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미미하다. 미국의 ZTE 규제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은 '핵심기술'을 강조하며 중국 기업의 혁신과 기술개발을 오히려 강조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렸던 중국은 제조업 강국으로, 나아가 첨단기술 강국으로 도약에 속도를 올리는 중이다. '중국제조 2025'는 이를 이루기 위한 중국의 핵심 산업전략이다.
앞서 중국 관영언론은 미·중 무역협상에 기대감을 표하는 동시에 미국의 행동변화를 촉구한 바 있다. 환구시보와 인민일보는 "미국 경제 자체의 문제를 남 탓으로 돌리지 마라"면서 "중국은 무역전쟁을 원하지는 않으나 공격한다면 맞설 것이며 끝까지 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