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의 통화스와프 재체결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일 통화스와프가 재개되면 3년 3개월 만에 부활하는 것이다.
제21차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차 필리핀을 방문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4일 저녁 마닐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본과의 통화스와프 재개를 위해 노력할 생각이고, 앞으로 논의가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지난해 중국에 이어 캐나다 및 스위스 등 기축통화국들과의 통화스와프 체결이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중국과 일본이 통화스와프 논의를 재개한다는 소식도 긍정적일 수 있다고 보았다.
이 총재는 "한일 통화스와프가 정치적 이유로 중단됐다"며 "중앙은행의 경제협력 차원에서 접근하자는 게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일 통화스와프는 2015년 2월 소멸된 이후 2016년 8월 협상 재개를 시작하기로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소녀상 건립을 이유로 일본이 일방적으로 협상 중단을 선언해 지금까지 특별한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그는 "중국과 일본이 센카쿠 열도 문제로 중단됐던 통화스와프를 재개한다면 정치적 이유로 중단돼 있는 한일 통화스와프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해 사드 논란이 한창일 때 중국과의 통화스와프를 연장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총재는 "상대가 있는 만큼 언제 어떻게 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구체적인 논의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특히 일본의 경우 통화스와프 업무의 주도권을 재무성이 쥐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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