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1년]3% 경제성장에도 일자리·성장동력 창출 적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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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원승일·노승길 기자
입력 2018-05-08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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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3.1% 경제성장과 함께 올해엔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목표 위해 전진 이어가

  • 추경에 발목 잡힌 일자리소득주도성장과 함께 각종 이슈에 혁신성장은 뒷전으로 밀려

  • 악화일로 걷고 있는 노동지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실업자 증가 비난 목소리 높아

  • 에너지·통상 분야, 우여곡절 겪으며 문제 해결해오지만 여전히 불안감 나타나

[연합]

국정농단 사태로 조기 출범한 문재인정부의 1년은 여느 정부보다 의미가 남다르다. 출발이 불안했지만, 지난해엔 3년만에 3%대 경제성장률을 회복했다. 올해에도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향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일자리 정부를 자처한 문 정부로서는 고용위기라는 난관에 부딪혀, 정책효과를 발휘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경제성장의 양대 축인 혁신성장은 사실상 ‘공회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예측불허인 대내·외 변수에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적색등이 켜졌다는 평가다.

◆3.1% 경제성장·국민소득 3만 달러 달성 '흔들'···혁신성장 '실종'

지난해 우리나라는 3.1%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3년 만에 3% 성장률 궤도에 오른 셈이다. 효자산업인 반도체 분야의 수출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에도 1분기 성적 역시 전분기보다 1.1% 성장, 3%대 경제성장 흐름을 타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운 수출실적이 문재인정부의 첫 성적표에 힘을 실었다.

정부는 올해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달성을 목표로 전진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2만9745달러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2만 달러를 넘어선 2006년 이후, 12년 만에 3만 달러 고지를 밟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그러나 정부가 일자리·소득주도 성장을 통해 성장동력을 찾는다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추경에 의존한다는 지적도 끊이질 않는다.

정부의 성장동력 중 하나인 혁신성장정책은 시야에서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올해 첫 혁신 성장 점검회의 일정 역시 지난 3월부터 미뤄지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및 북·미정상회담, 추경, 국회 보이콧 등 사안으로 뒷전으로 밀려난 형국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혁신성장 구호는 있지만, 뚜렷하지 않다는 게 문제"라며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제도 개선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효과에도 실업률 사상 최대 기록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정책으로 추진한 문재인정부이지만, 취업자 수는 기대만큼 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악화일로를 걷는 노동지표가 이를 대변한다.

지난해 3월 46만6000명 늘었던 취업자는 지난 3월 11만2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실업률은 4.5%로 같은 달 기준, 17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실업률은 지난 2013년 말부터 증가하는 추세여서,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52시간 단축에 따른 경제 파급효과도 큰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최저임금은 7530원, 인상률만 보면 16.4%로 2001년 이후 두 번째로 높았다.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맞닥뜨린 최저임금 인상은 일자리 취약계층 중심으로 실업의 주된 원인이 됐다는 지적을 받는다.

올들어 임시·일용직 일자리만 18만개 넘게 감소했고, 숙박·음식업 취업자 감소 폭도 2만여명으로 확대됐다.

오는 7월 300인 이상 대기업부터 단계적으로 근로시간이 주당 52시간으로 단축된다. 경영난을 겪는 영세 중소기업은 최저임금 인상에 근로시간 단축까지 겹쳐 노동 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실정이다.

김승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문재인정부는 1년간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공공부문 비정규직 등 소득주도 성장, 양극화 해소란 정책과제를 구체적으로 풀어가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아, 실효성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에너지·통상, 반복된 위기와 해결 속 여전한 불안감

에너지·통상 분야는 각종 위기속에서 문재인 정부의 해결능력이 두드러졌지만, 여전히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는 지적을 받는다.

에너지의 경우, 정부는 안전하고 깨끗한 대한민국 에너지 정책 대선공약을 담은 '탈(脫)원전, 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했다. 그러나 원전 찬성 진영의 반발이 적지 않았다.

특히 공정률 28%에 이르는 신고리 5·6호기 원전 공사 중단의 경우, 탈원전 찬반 진영의 격렬한 갈등을 불러왔다. 정부는 이에 공사중단 여부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출을 위한 공론 조사를 결정했다.

공론화위원회 시민참여단은 33일간 온·오프라인 숙의 과정을 진행, 건설 재개 59.5%, 중단 40.5%의 국민 의견을 정부에 전달했다. 꾸준한 논의로 참여형 의사 결정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통상 분야 역시 녹록지 않은 1년을 보냈다. 미·중 무역전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미국의 세탁기·태양광 세이프가드 발동 및 철강 관세 인상 등 현안 이슈가 쉴새없이 터졌다.

결과적으로 통상 분야의 경우 정부가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미FTA 개정 협상은 미국의 관심 분야에서 일부 양보하면서 우리의 핵심 민감 분야는 성공적으로 방어했기 때문이다.

또, 미국 측이 부과하려던 철강 관세는 쿼터(수출 물량 제한) 조건부로 면제됐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대에도, 수출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여러 악재에도 선전했다.

다만 보호무역주의 확대 기조가 여전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기간에 추가로 통상압박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학계 관계자는 "주요 국가와 통상 협의채널을 강화하면서 수출지역과 품목 다각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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