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빈국 중 하나로 꼽혀왔던 방글라데시가 최근 다소 가파른 경제성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 경기침체에 따른 수출 부진과 국내 정정불안 등 척박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2011년부터 IMF 통계를 기준으로 6%대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 지난해 경제성장률 7.3% 기록
방글라데시는 최근 아시아에서 가장 괄목할만한 경제 성장 보이고 있다. 과거 이웃국가인 파키스탄에서 독립하기 전에도 국내에서 가장 빈곤한 지역이었으며, 1971년 독립 뒤에도 빈곤국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방글라데시의 경제성장률은 지난 2006년이래로 꾸준히 파키스탄을 앞지르고 있다. 카우시크 바수 미국 코넬대 교수는 기고 전문매체인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에 보낸 글에서 올해 방글라데시의 GDP 성장률이 인도를 넘어서며, 방글라데시의 1인당 GDP는 2020년에는 파키스탄을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2011년부터 꾸준히 6%대를 유지하던 경제성장률은 지난 2016년에는 7.2%, 지난해에는 7.3%를 각각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최근 농업생산 및 해외근로자 송금 호조가 이어지고 있으며 2015년 하반기 이후 정정이 다소 안정되면서 내수 및 신규투자도 회복되고 있는 추세다. 원래 방글라데시는 봉제업을 제외하고는 제조업이 매우 척박했으나, 최근 가전, 수송기계, 일반기계, 의약품 등이 여러 분야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산업투자 추세를 보여주는 산업대출 (industrial term loan)도 완만하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 "아시아 성공스토리 새로 쓸 수도"···종교적 원리주의 등 경계해야
바수 교수는 최근 '왜 방글라데시의 경제가 살아나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기고를 통해 “방글라데시가 경제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패와 종교적 원리주의의 위협을 극복한다면 아시아의 성공스토리를 새로 쓸 것이다”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바수 교수는 최근 방글라데시 경제 성장의 원인을 여성의 권리 신장과 섬유 산업의 성공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라민 은행과 방글라데시 농촌발전위원회(BRAC, Bangladesh Rural Advancement Committee) 등 NGO 단체의 노력으로 방글라데시 여성들이 교육을 받고 사회에 진출 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노력이 아동 건강 증진과 교육수준 향상 등으로 이어지면서 경제성장의 밑거름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바수 교수는 강력한 노동쟁의 법으로 기업을 규제하는 인도와는 달리 방글라데시는 노동유연성인 높은 편이라고 지적하면서, 이같은 이점을 기반으로 의류 제조 산업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방글라데시는 근로자들에 대한 보호가 취약한 것은 사실이나 강력한 규제가 없었기 때문에 고용을 창출하고 기업이 성장하도록 하는 토대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방글라데시의 성장의 지속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현재 방글라데시의 전망은 밝지만 부정적 변수도 상존한다. 경제성장에 동반되는 부패, 인사비리, 불평등 등도 증가가 성장의 둔화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바수 교수는 특히 “방글라데시의 가장 큰 문제는 전통주의자들과 종교적 원리주의자들로 인한 위협”이라면서 “이 때문에 사회 개혁이 좌절된다면 심각하고 장기적인 경기 침체가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그는 또 “셰이크 하시나 총리의 리더십을 고려하면 장차 방글라데시의 성공을 기대할 만하다”면서 “방글라데시는 20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아시아의 성공 스토리를 새로 쓰는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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