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 통합감독 파장 예상도] ①미래에셋그룹, 복잡한 지배구조 '단순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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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8-05-0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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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 교차출자로 5000억원 확보

  • 손실흡수 어려워 적격자본 인정 안돼

  • 캐피탈 자본 늘리고 지주사 전환해야

노란색은 비금융계열사를 의미함 [사진=각 금융사]


미래에셋그룹 특유의 거미줄 지배구조가 금융그룹 통합감독에서 문젯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그동안 박현주 회장을 정점으로 한 지배구조를 견고하게 만들기 위해 교차 출자 등을 적극 활용해 왔다. 금융그룹 당국은 이 같은 자본을 손실흡수능력이 부족하다며 적격자본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해석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규제 회피를 위해 미래에셋캐피탈의 지주회사 전환을 최대한 유예해왔다. 금융권에는 미래에셋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많다.

미래에셋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는 지난해 5월 서로 자사주 5000억원씩을 매입했다. 자사주는 재무제표 상 자본에서 차감되며 의결권 행사도 제한된다. 그러나 두 회사는 상호 교차출자를 한 덕에 이를 자본으로 인정받고 의결권도 확보했다. 이를 통해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7조2329억원으로 3개월 만에 5717억원 늘렸다.

그러나 금융감독 당국은 교차출자로 확보된 5000억원의 자본을 금융그룹 통합감독 상 적격자본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네이버와는 상호간 우선매수권 등 특약이 있으나 필요에 따라 처분제한은 없다"며 "네이버 주식은 투자목적자산으로 분류하여 위험값(20%)을 적용하기 때문에 위험값에서 누락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개최한 '금융그룹 통합감독 관련 업계 간담회'에서 그룹리스크의 주요 유형 및 사례 1번으로 이와 유사한 사안을 소개하면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1번 사례가 어느 금융사를 가리키는지 공개하지 않았으나 내용을 살펴보면 사실상 미래에셋대우를 가리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미래에셋그룹 특유의 거미줄 지배구조 탓에 위 사례처럼 인정되지 않는 자본이 상당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래에셋그룹은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캐피탈이 핵심 계열사 지분을 보유해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컨설팅(비금융계열사)을 통한 지배구조 고리도 존재하는데다, 각 금융사가 서로의 지분을 보유하는 등 거미줄처럼 관계가 얽혀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캐피탈의 금융계열사 출자액은 1조1795억원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자산운용·생명 등 여타 금융계열사의 출자액 합도 1조1680억원으로 캐피탈 못지않은 규모다. 다른 금융그룹처럼 지주사 역할을 하는 금융사가 대부분 출자한 것과 차이가 크다. 이외에 차입금으로 자본을 확충한 문제 등도 금융감독 당국의 주요 표적이 된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캐피탈의 자본을 늘리고 지주회사로 전환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캐피탈은 계열사 지분을 일정 규모 이상 늘리지 않았다. 자칫 지주회사 규제를 받게 돼 부채비율을 낮춰야 하거나 계열사 지분을 더 늘려야 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자산운용 등 계열사가 지배구조를 지탱해야 하는 일이 발생해 거미줄 지배구조가 됐다. 지배구조의 난맥 탓에 교차 출자가 발생하거나 자본 재분배 능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그룹 통합감독이 시행되면 미래에셋그룹이 현재의 지배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지주회사 전환 등 지배구조에 대한 변화를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그룹 통합감독 관련 업계 간담회 사례 자료 [사진=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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