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1년] ‘적폐청산’ 프레임에 갇힌 장관들…소통 없는 1기 내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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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군득 기자
입력 2018-05-0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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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임 초기부터 공직자 흔들기…MB‧박근혜 정부 색깔 빼기에 앞장

  • 정부 초기 내세운 ‘협치’ 실종 …일자리‧혁신성장 등 제자리걸음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은 조기대선이라는 특수성과 맞물려 어수선하게 구성됐다. 대통령인수위원회도 구성하지 못한 채 구성된 내각은 문재인 대통령이 내걸은 △일자리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을 추진하는데 전력을 쏟아 부었다.

경제선순환 구축을 위해 과감한 재벌개혁과 함께 중소기업 성장이라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임명은 과감한 재벌개혁을 시사하는 강수로 평가됐다.

문 대통령은 또 정치인 출신의 김영주 국회의원을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임명, 확실한 일자리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렇게 구성된 1기 내각은 정치인 출신이 7명이나 포진하며 외연적으로 탄탄한 입지를 다졌다.

반면 내각 초기 보유세·법인세 등을 놓고 정치권 입김이 커지자, 관료 출신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입지가 좁아졌다. 이른바 ‘관료 패싱’이 생겨난 배경이다.

내각 초기 어수선하던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경제성장률 3%대 달성 및 부진했던 수출회복이라는 신호였다.

그러나 정책 완성도가 미흡하다는 지적과 함께 정치권 ‘협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1기 내각은 번번이 야당에 발목을 붙잡혔다.

정치권 협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사이, 장관들도 ‘적폐청산’을 내세워 공무원에 대한 압박에 나섰다. 일부 장관은 취임사에서 “기존 잘못된 정책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며 칼날을 세웠다.

공직사회가 경직되면서 소통을 기대했던 시민단체와 전문가들도 정책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특히 일자리 정책에 대해 ‘성급한 판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윤규 한국노동연구원 고용정책연구본부장은 “정부부처간 칸막이로 인해 정책이 따로 노는 경우가 여전히 있다”고 지적했다.

장관들이 소통창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자, 정책도 중심을 잃었다. 재벌개혁은 1년째 휴업 중이다. 내각 초기 힘을 받던 소득주도성장에서 혁신성장으로 선회한 배경도 정책적 결함이라는 시각이 많다.

지난달 국회에 제출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은 아직까지 통과가 미지수다. 김동연 부총리가 지속적으로 정치권을 설득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오히려 6‧13 지방선거와 맞물려 추경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김 부총리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 추경 심사가 이뤄지지 않고, 국회가 끝난데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추경이 이달 중에 통과되지 못하면 실질적인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비쳤다.

김 부총리는 “청년 일자리 문제, 구조조정 어려움 지역 대책 등 추경이 집행되도록 행정부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하면 장관들이 이구동성으로 돌아가면서 1인 시위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할 정도”라고 강조했다.

관가 안팎에서는 다음달 6·13 지방선거 이후 2기 내각이 출범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1기 내각이 적폐청산에 집중했다면, 2기 내각은 정책에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 오히려 갈등을 키우는 상황이 되서는 안된다"며 "최저임금인상, 재벌개혁, 미세먼지 대책 등 굵직한 현안에 대해 정부가 더 소통하기 위한 노력과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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