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협정 탈퇴 선언에도 불구하고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 대비 배럴당 1.67달러(2.4%) 하락한 69.0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1.13달러(1.48%) 하락한 75.04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협정 발표를 둘러싸고 시장은 요동쳤다. 발표를 앞두고는 전망이 엇갈리면서 WTI는 장중 4.4%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를 공식화하면서 낙폭을 다소 줄였다.
최근 국제유가는 이란 핵협정에서 미국이 탈퇴할 경우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3대 산유국인 이란산 원유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강한 오름세를 보였다. WTI는 배럴당 70달러를 넘기며 2014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시장의 움직임에 대해 트래디션 에너지의 진 맥길리언 리서치 매니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시장은 발표를 앞두고 상당한 프리미엄을 쌓았다”면서 “실제 결과가 발표되면서 일정 부분 차익 실현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가 부활하겠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조치가 나오지 않은 만큼 원유시장에 미칠 파장도 불확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다만 이란 제재 부활에 따른 공급 축소는 최근 OPEC 감산과 베네수엘라산 원유 공급 감소로 인해 시장 수급 상황이 타이트해진 상황에서 유가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리포우 오일 어소시에이트의 앤디 리포우 회장은 “전체적으로 원유 공급은 계속 타이트해지고 있다”면서 “원유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란산 원유 공급이 줄어들고 세계적으로 원유 재고가 감소하는 현상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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