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9일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가 긴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 위원은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오찬간담회에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은 경제 지표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을 것"이라며 "그 부분은 예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2012년 하반기부터 2015년까지의 통화정책은 긴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조적 인플레이션(근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 수준을 하회했지만 2012년 하반기 이후 기준금리는 근원물가 상승률을 상당폭 상회했다"며 "결국 실질 기준금리(기준금리-근원물가 상승률)가 높아지면서 긴축적 통화정책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위원은 "2013년 이후 경제 인플레이션을 기조적으로 하락시킨 데에는 긴축적 통화정책이 자리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통화정책 여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기대 인플레이션 등의 물가 지표가 중요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안정돼 있어야 기준 명목금리 조정이 실질 금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조 위원은 "인플레이션이 중장기적으로 통화정책의 결과물이 아니라고 믿는다면 물가안정을 한은법 1조에 넣으면 안된다"며 "물가안정을 한은법 1조에 넣었다는 것은 인플레이션이 통화정책의 결과물일 것이란 생각을 반영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근원물가 상승률, 기대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 부근에 안착해 있다고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물가안정 목표제에 대한 통화 당국의 약속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