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배달대행업체 소속 배달원은 음식 배달원이 아니라 택배원으로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10일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배달대행업체 대표 박모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산재 보험료 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배달대행업체 배달원의 업무는 가맹점이 배달을 요청한 내역을 확인하고 음식물 등을 받아다가 지정한 수령자에게 배달하는 것이라 음식 배달원보다는 택배원 업무에 더 잘 부합한다”며 “배달대행업체 배달원을 음식 배달원으로 단정해 특수형태근로 종사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배달대행업체 배달원 공모씨는 2013년 배달 중 사고로 등뼈가 골절됐다. 근로복지공단은 진료비와 요양비 등 산재 보험급여 2500여만원을 지급했고, 이후 배달대행업체에 보험급여의 절반을 징수한다고 통보했다. 업체 측은 “공씨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다”라며 징수통보를 취소하라고 소송을 냈다.
1·2심은 "업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정해지지 않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공씨가 산재 급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음식 배달원이 아니라 특수형태근로 종사자인 택배원으로 봐야 한다며 1·2심의 전제 자체가 잘못됐으니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택배원으로 인정되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특수형태근로 종사자’로 인정돼 산업재해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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