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도권의 빈집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실제 최근 입주가 시작된 새아파트 단지중 잔금을 치르지 못해 입주를 하지 못했거나 전세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집을 비워 둔 집들이 늘고 있다.
10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서울의 입주경기실사지수(HOSI) 전망치는 86.2로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 이후 80으로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올 들어 처음으로 90선이 깨졌다. 경기도 69로 올 들어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주택을 공급하는 건설사 입장에서 입주를 앞두고 있거나 입주를 하고 있는 단지의 입주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HOSI 전망은 지수가 높을수록 입주 경기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뜻이다.
실제 경기지역에선 지난해부터 입주를 시작한 평택시에서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아파트 매맷값과 전셋값이 함께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평택시 세교동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평택 1차’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 2월 3억~3억3000만원에 거래됐던 분양권 가격이 한 달 뒤 2억9000만원대로 떨어졌다.
지난 1월과 4월 각각 입주를 시작한 힐스테이트 평택 1차와 2차 아파트 인근에 위치한 H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 지역의 경우 분양권을 몇 개씩 갖고 있는 집주인들이 잔금을 치르지 못해 급하게 내놓는 급매물들이 나오고 있다”며 “분양가 대비 3000만원까지 떨어진 마이너스피(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입주를 시작한 평택시 죽백동 ‘평택 소사벌 호반베르디움’ 아파트도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이 아파트 단지 내에 위치한 또 다른 H공인중개업소 대표는 “현재 절반 못 미치는 정도의 입주율을 보이고 있다”며 “비슷한 시기에 입주를 시작한 단지들이 있어 전용면적 84㎡의 전세를 초기보다 2000만원 가량 떨어진 1억5000만원에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달 입주율은 76.3%로 소폭 상승했지만 6개월 째 70%대를 유지하고 있어 입주 위험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달 입주 기간이 끝나는 단지의 입주율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인천·경기권 84.7% △대전·충청권 75.9% △강원권 68.4% △제주권 68.3% 등으로 강원지역과 제주지역의 입주율이 가장 낮았다.
특히 주요 미입주 사유로 ‘기존 주택 매각 지연(39.7%)’ 다음으로 ‘세입자 미확보(30.8%)’가 차지해 아파트를 분양받은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음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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