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본격적으로 경제건설에 주력할 것이란 기대감에 한동안 침체됐던 북·중 접경지역인 랴오닝(遼寧)·지린(吉林)·헤이룽장(黑龍江)성 등 동북3성(省) 지방정부 움직임이 분주하다.
북·중 정상회담, 한·중·일 자유무역구 추진 등 호재가 동북3성 경제 발전과 각 도시에 커다란 발전 기회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면서 이곳의 주요 4개 도시인 다롄(大連), 선양(瀋陽), 하얼빈(哈爾賓), 창춘(长春) 지방정부가 발빠르게 도시규획을 재조정하며 새로운 발전 기회를 모색 중이라고 중국 현지 경제일간지 21세기경제보가 10일 보도했다.
왕자오리(王兆力) 헤이룽장성 하얼빈 당서기는 지난 7일 신규 도시총체규획(2018~2035년) 제정 업무보고를 청취하는 회의에서 "하얼빈의 도시 수용력과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하얼빈을 동북아의 영향력 있는 주요 현대화 도시, 하얼빈~창춘 지역의 핵심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롄시 정부도 지난달 신규 도시총체규획 제정 업무방안을 마련해 상하이를 벤치마크함으로써 다롄을 국제 일류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양시 정부도 지난해 12월 말 회의를 통해 2030년까지 선전 노후공업단지를 전면적으로 개조해 동북3성 진흥발전 선두도시로서 동북아 국제화 중심도시·과기혁신허브, 선진장비 스마트 제조허브로 조성하기로 했다.
다롄, 선양, 하얼빈, 창춘 4개 도시는 향후 동북3성 핵심도시 자리를 둘러싸고도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다.
쑹쿠이(宋魁) 헤이룽장 당대 중·러지역경제연구원 원장은 "북한이 전면개방, 경제발전 정책을 시행함과 동시에 한·중·일 관계,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동북아 지역 발전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며 특히 다롄이 동북3성 진흥발전의 핵심도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하얼빈에서부터 다롄까지 산업벨트가 형성되면서 다롄이 새로운 핵심 선두도시로 부각될 것"이라며 "특히 중·일관계가 개선되면 일본기업 진출이 활발한 다롄의 일본자본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동북3성 지역에서 다롄의 역할은 창장삼각주 상하이와 견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쑹 원장은 최근 발 빠르게 다롄이 소재한 랴오닝성에 분원을 세우고 북한 개방 이후 동북아 지역의 새로운 형세에 대한 연구에도 돌입한 상태다.
반면 리카이(李凱) 동북대 중국동북진흥연구원 부원장은 선양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경제규모로 보면 다롄이 선양보다 크지만 상주인구로 보면 선양이 다롄을 앞선다"며 "장기적으로 선양이 동북3성의 중심도시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했다.
사실 그동안 동북3성 지역은 각종 진흥개발 계획에도 불구하고 경제는 수년간 침체돼 있었다. 특히 랴오닝성의 경우, 지난 2016년 지역 경제성장률이 중국 31개 성·시·직할시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자오광위안(趙光遠) 지린사회과학원 도시연구소 부소장은 "한반도 정세가 호전되면서 동북3성 지역 경제발전에 기회를 가져왔다"며 "향후 이 지역 발전 전망에 대해 신중한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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