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운강국 재도약①] "'적취율' 50%는 넘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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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웅·최윤신 기자
입력 2018-05-1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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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출품 실은 韓 국적 선사, 100척 中 30여척에 불과...中·日과 대비

  • 해운업계, 적취율 70%까지 오르면 경제유발 효과 '54조'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사진 제공= 연합뉴스]]


"국내 조선·해운·철강 등 전후방 연관산업이 상생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적 선사에 대한 적취율부터 높여야 한다."

국내 해운업계 고위 관계자의 날선 지적이다.

최근 해운업과 조선업 등이 함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내 화주들이 국적 선사에 대한 적취율(우리나라 화물을 우리 선사에 싣는 것)을 높여 '공생적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11일 조선·해운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화주들이 우리 선사에 싣는 적취율은 컨테이너선 43.2%, 벌크선(전략물자) 52.3%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취율 공개를 꺼린 기업들까지 포함할 경우 컨테이너선 적취율은 30%대까지 낮아진다는 게 중론이다.

즉 해외로 나가는 국적 선사의 컨테이너선 100척 가운데 30여척만 우리나라 화물을 싣는다는 얘기다.

이는 우리 국적 선사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해운사의 영업이익은 2015년 1조5869억원에서 2016년 3857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같은기간 영업이익률도 4.1%에서 1.3%로 고꾸라졌다.

해운업계 고위 임원은 "2010년 이후 국내 해운업이 계속 어려웠던 가장 큰 이유는 우리 화물은 많은데 적취율이 낮았기 때문"이라며 "만약 국적선사 적취율이 60%를 넘고 해외 영업을 공격적으로 했다면 안정적인 수익을 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해운업계 내부에선 비협조적인 국내 화주들에 대한 볼멘 소리도 나온다.

A해운사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 국가 정책으로 일정 수준 적취율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국내 화주들은 운임이 조금만 더 싸다고 하면 외국 선사와 계약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은 자국원유 자국수송 정책, 자국화물 적취율 60% 이상 유지 정책 등을 통해 적취율 제고에 힘쓰고 있다. 해운업이 전세계 교역량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전략산업인 데다 전후방 산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국적 선사 적취율이 높아지면 해운사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발주 여력을 증대시킨다. 조선사 입장에선 수주를 늘릴 수 있고, 신조(新造)에 쓰이는 철강(후판)을 공급하는 철강사까지 수혜가 확대되는 셈이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국적 선사의 컨테이너선·벌크선에 대한 적취율을 각각 70%, 100%로 끌어올릴 경우 해운업에서 6800명, 조선업에서 5만명의 고용 창출 및 유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한 경제유발 효과는 총 54조원에 이른다.

지난달 우리 정부도 국적선사의 안정적인 화물 확보 등을 포함한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나 세부 지원 방안은 아직 미흡한 상태다. 단순 컨테이너 화물에 대한 선·화주 간 장기운송계약 모델을 개발하고 전략화물 적취율을 제고한다는 선언적 의미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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