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회장 "GM, 2027년까지 3조원 설비투자…'먹튀론' 부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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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18-05-1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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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10년 동안 이뤄질 GM(본사)의 신규설비 투자는 구속력 있는 계약으로, 먹튀론은 맞지 않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GM과의 협상은 종합적인 관점에서 상호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와 GM은 한국GM 경영 정상화를 위해 총 7조7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이날 조건부 금융제공확약서(LOC)를 발급하고, 일주일 후 정식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계약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산업은행은 한국GM의 2대 주주로서 10년 동안 비토권을 확보하게 됐다.

이 회장은 "비토권을 1~2년, 최대 5년만 보장받아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10년을 받아냈다"며 "자동차산업이 10년 후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그동안 한국GM은 기반을 닦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0년으로 묶인 GM의 지분 매각 제한도 성과로 꼽았다.

GM은 향후 5년간 지분을 일절 매각하지 못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가능하다. 이에 산업은행은 GM이 35% 지분율로 최대주주를 유지하는 조건을 넣었다.

이 회장은 "GM에서 64억 달러의 자금을 투입하는 만큼 운용상 유연성을 확보하게 해달라고 요구해 왔다"며 "하지만 GM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낮은 점을 들어 구속력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가장 강력한 조건은 다름 아닌 신규 설비투자라고 강조했다.

GM은 2027년까지 한국GM 공장 설비투자를 명목으로 매년 2000억~3000억원씩 투입할 예정이다. 이는 2027년 이후에도 한국에 있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이 회장은 설명했다.

그는 "GM이 계약을 어기고 설비투자를 하지 않으면 우리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며 "GM 입장에서도 10년 동안 3조원가량의 새로운 자금을 넣었다면, 계속해서 그 설비를 활용하지 않겠냐"고 전했다.

GM은 한국GM에 대한 기존 대출금(올드머니) 28억 달러를 출자전환하게 된다. 이 중 희망퇴직금 등 구조조정 비용 8억 달러를 먼저 대출로 지원한 뒤 연내 출자전환할 예정이다.

여기에 시설투자 용도로 20억 달러, 영업손실에 따른 운영자금 용도로 8억 달러를 추가 지원한다. 뉴머니다. 산업은행은 7억5000만 달러를 출자한다.

이 회장은 "결국 GM이 10년 뒤 철수하더라도 최소 36억 달러의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을 먹튀라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물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한 견제 장치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분기별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1년에 한 번 정도 필요시 주주감사권을 허용하기로 했다"며 "경영 정보 투명성과 장기 생존에 주안점을 둔 결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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