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로봇 행원' 페퍼가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점포 위주로 출장을 나가 몸이 2개여도 부족한 상황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로봇 은행원 페퍼는 지난해 10월부터 우리은행 본점영업부, 명동 금융센터, 여의도 금융센터로 출근을 시작했다.
페퍼는 1.2m의 키에 인간의 얼굴을 하고 눈을 통해 사람의 얼굴과 감정을 인식하며, 손을 사용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실제로 말을 하면서 팔을 올렸다 내렸다 하고 주먹을 쥐었다 펴며 사람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페퍼는 예금·대출·보험·카드 등 4개의 카테고리로 고객에게 상품을 추천한다. 오늘의 날씨, 시간 등을 소개하고 사진찍기 기능, 나이 추정 기능, 점심 추천 기능 등의 게임으로 은행 창구를 찾은 고객들의 무료함을 달래주기도 한다.
우리은행은 고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인공지능(AI) 시장 홍보를 위해 페퍼의 '출장'을 결정했다. 현재 세종로금융센터, 한화금융센터에서 '근무 중'이다.
6월부터는 선릉역금융센터, 서초금융센터 등 유동인구와 젊은 고객이 많은 지점으로 자리를 옮긴다. 앞서 테헤란로금융센터, 연세금융센터, 중앙대지점, 서강대지점 등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우리은행이 페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데는 '디지털 금융 선도은행'의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함이다. 우리은행은 이미 시중은행 중 AI 활용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공지능 챗봇, 음성인식 AI 뱅킹 서비스 등은 우리은행이 선도하고 있는 인공지능 활용의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은행은 기존 은행에서 볼 수 없었던 디지털 혁신을 통해 금융영토를 확장하고 디지털 금융 선도은행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해 나간다는 각오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어린 아이뿐 아니라 20~30대 젊은 고객, 연세가 있으신 분까지 페퍼를 보면 신기해서 관심을 갖는다"며 "고객들이 4차산업혁명과 디지털금융을 경험할 수 있도록 페퍼를 매달 새로운 지점으로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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