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앞으로 2주 안에 한국, 중국, 미국, 영국, 러시아 등 외국 언론인들을 초청한 기념식에서 '기술적 조치'를 통해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고 BBC 등 외신이 1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은 이날 공보를 통해 "오는 23∼25일 풍계리 핵 실험장을 갱도 폭파 방식으로 완전히 폐쇄할 것"이며 "경비 인원들과 연구사 등 현장 인력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핵 실험장 해체를 투명하게 진행하기 위해 관련 행사에 한·중·미·영·러 등 외신들을 초청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달 27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실험장을 폐쇄할 때 대외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특히 오는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을 3주 앞두고 핵 실험장 폐쇄를 전격 결정함으로써 비핵화 등 주요 사안에 대한 이행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뜻으로도 풀이된다고 외신은 전했다.
북한에서도 북동쪽 산악 지형에 위치한 풍계리는 북한의 주요 핵 시설로 알려져 왔다.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를 비롯해 다수 외신들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차량 등의 움직임이 포착되거나 인공지진이 발생할 경우 동향에 집중해온 이유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난 9월부터 부분적으로 폐쇄 수순을 밟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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