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상품·서비스를 선보이며 새로운 시도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 AI는 빠른 속도로 패션업계 전 영역에 걸쳐 속도 향상과 비용 절감, 유연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AI는 인간 지성에 요구되는 고도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작업 능력을 갖춘 컴퓨터 시스템을 지칭한다. AI가 기술적인 부분이라 패션의 창의성이란 핵심 요소를 잡아내긴 어렵지만 업계는 창의성과 기술력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AI가 디자인뿐 아니라 상품 개발 영역까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즉 트렌드 예측에서 생산 수량 계획, 상품 기획에 이르는 모든 과정의 자동화와 향상된 속도의 딜리버리 서비스가 가능하단 얘기다.
대표적인 사례는 세계 최대 온라인쇼핑몰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패션 사상 첫 AI 디자이너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다수 이미지를 분석하고 고객 선호도가 높은 스타일을 학습함으로써 실제 옷을 디자인할 수 있는 AI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아마존은 AI 디자이너가 단순히 기존 스타일이나 아이템을 복제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스타일을 디자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패션기업들은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큐레이션 서비스 업체인 미국 의류 스타일링기업 스티치픽스는 고객 신체 치수와 생년월일, 취향 정보와 온라인 활동 기록 등을 AI가 분석해 맞춤형 스타일링을 제공한다.
버버리와 타미힐피거 등은 일상 언어로 대화할 수 있는 채팅 로봇 프로그램 ‘챗봇’을 통해 고객과 주 7일 24시간 소통하고 있다. 파페치의 미래형 스토어에선 고객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옷걸이와 디지털 거울에 연동된 센서로 고객이 선택한 색상과 치수를 인지하고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제를 해준다.
미국 웨어러블기술 전문업체 센서리아는 영국 신발 브랜드 비보베어풋과 협업해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베어풋슈즈를 선보였다. 이 러닝용 스마트슈즈는 속도나 페이스 같은 러닝 패턴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수집할 뿐 아니라 바닥에 닿는 발표면, 발에 가해지는 충격, 대칭 정도, 발가락 관여도 등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보여준다.
미국 의류업체 스킨은 수분율·체온·호흡·체지방·걸음수 등을 측정하는 센서가 부착된 남녀 언더웨어 라인을 내놓았다. 이 제품은 스트레스와 수면 관리, 운동 효과 증진을 기대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선 코웨이가 의류관리기를 선보였는데 옷 관리부터 관리기가 장착된 방의 공기를 정화한다. 추후 AI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미러를 장착해 패션 스타일을 추천하거나 온라인 쇼핑몰을 연계하는 서비스도 계획 중이다.
이지은 삼성패션연구소 그룹장은 “패션·뷰티업계 뿐 아니라 식품·라이프스타일 브랜드까지 AI를 바탕으로 한 서비스가 대거 선보여질 것”이라며 “최상의 고객 경험과 지속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경쟁우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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