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차이슨'과 '샤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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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8-05-1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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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슨 제품(왼쪽)과 디베아 제품(오른쪽) [사진=G마켓 캡쳐]


중국 가전제품 '차이슨'이 국내·외로 화제다. 차이슨은 영국 프리미엄 가전업체 다이슨 제품을 중국 기업 디베아(Dibea) 등이 모방해 만든 제품이다. 그런데 소비자들 사이에서 원제품 못지 않은 성능을 갖춘 데다 가격까 지 낮아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평가가 나오고있다.

사실 1990년대 이후 중국은 일명 '짝퉁'으로 유명했다. 세계 명품 브랜드 제품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음료, 식품 등도 거의 똑같이 만들어 현지에서 판매됐다. 스케일은 점점 커져 자동차, 휴대전화 등은 물론이고 심지어 티비(TV) 드라마, 예능프로그램의 포맷까지 그대로 베꼈다.

차이슨 제품은 잔고장이 잦을 것이라는 평가와 더불어 같은 업계에서 디자인을 유사하게 쓰는 것은 '비양심'적이라는 논란도 일고 있다.

차이슨의 최근 모습을 보면 샤오미가 떠오른다. 샤오미도 등장 초반 '애플 짝퉁'으로 불리며 악평과 호평이 갈렸다. '대륙의 실수'라고 불리기도 했다. 대륙의 실수는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이 다른 국가의 제품에 못지않거나 그 이상의 완성도와 성능을 보이는 경우을 이르는 말이다. 본래 중국 제품의 품질에 대해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의외로 좋다'라는 의미의 반어적 표현을 담은 것이다.

그러나 이 대륙의 실수 샤오미는 현재 삼성전자와 애플을 넘보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뒀다. 지난해 4분기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2810만대를 출하해 4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애플∙삼성∙화웨이 등 상위업체의 출하량은 모두 감소한 반면 샤오미만 출하량이 96.9%나 늘어났다.

매출액도 급속도로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액 1000억 위안을 돌파하면서 순이익이 75억8000만 위안에 달했다. 최근에는 지난 4일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을 신청했다. 블룸버그의 평가에 따르면 상장 후 시가총액은 최대 1,000억달러 (약 108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의 성공을 볼때 차이슨의 대표 브랜드 '디베아'를 우습게 봐서는 안된다. 다이슨 유사상품 디베아 'F6'은 세계 무선 청소기 시장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이를 포함한 중국산 청소기 수입은 3년여 만에 20배 넘게 증가했다.

이처럼 중국은 짝퉁으로 성장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인이라고 무조건 싼 것만 원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짝퉁으로 시작한 중국 전자업계의 추격은 한국에게 크나큰 부담거리이자 도전이다. 국내 전자제품 기업들의 차별화 전략이 이를 뿌리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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