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킷 교환기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서 발생하는 모든 음성과 데이터 트래픽이 인터넷 망으로 접속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고속도로에 진입하기 위한 톨게이트에 비유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기존 대비 10배 이상 빠른 테라비트(TB)급 패킷 처리 가속 기술을 개발했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와 이 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패킷 교환기 상용 장비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차세대 패킷 교환기는 빠른 처리 속도 외에도 자동으로 서비스별 트래픽 특성을 구분하고 인터넷 망으로 연결하는 특징을 지닌다. 기존 패킷 교환기는 모든 데이터 트래픽을 특성 구별 없이 일괄 처리했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스마트폰에서 음악을 듣고 웹서핑을 하며 고용량 영화를 다운로드 받는 등 여러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할 경우, 패킷 교환기가 자동으로 서비스별 트래픽 성격을 구분하고 인터넷 망 연결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 때문에 고객이 동시에 여러 서비스를 쾌적한 환경에서 즐길 수 있다.
SK텔레콤은 차세대 패킷 교환기가 5G 시대에 등장할 새로운 서비스를 보다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데 필수적인 장비라고 설명했다. 5G가 상용화되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은 물론 홀로그램과 같은 새로운 멀티미디어 콘텐츠가 활성화되고, 자율주행차 등 기존 오프라인 서비스를 무선으로 연결하는 서비스가 등장한다. 차세대 패킷 교환기가 서비스 별 트래픽을 나눠 5G의 초고속‧초저지연 특성을 최대 효율로 끌어낼 수 있다.
SK텔레콤은 차세대 패킷 교환기 개발에 활용한 ‘5G 패킷 처리 가속 기술’ 관련 백서를 온라인에 공개해 관련 생태계 키우기에 나섰다. 관심 있는 통신장비 업체들은 백서를 자유롭게 열람하고, 응용 장비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5G 상용화에 앞서 올해 하반기 중 LTE망에 차세대 패킷 교환기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현장 적용 시험(필드테스트)도 추진하고 있다.
박진효 SK텔레콤 ICT기술원장은 “차세대 패킷 교환기와 같이 5G 네트워크 성능을 최대로 끌어낼 수 있는 기술 개발을 확대하고, 국내 장비 업체, 중소기업이 같이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육성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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