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요금제 법안이 규제개혁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알뜰폰 지원책에 담길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규개위가 법제처 심사와 국회 논의 과정에서 알뜰폰 지원 방안을 심도있게 고민할 것을 정부에 주문하면서 대책 마련은 기정사실화 된 상황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보편요금제 도입으로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알뜰폰에 대한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그동안 알뜰폰업계는 보편요금제 법제화 대신 알뜰폰 활성화를 주장해왔다. 이미 보편요금제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알뜰폰의 입장에서는 보편요금제 도입으로 요금 경쟁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알뜰폰 업계는 750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했지만 여전히 누적 적자가 3500억원에 달한다.
지난 11일 규개위의 보편요금제 2차 심사에서 알뜰폰 사업자를 대표해 나온 박효진 세종텔레콤 상무는 “보편요금제 도입 목적인 가계통신비 절감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그 이전에 망 도매대가 인하, 전파 사용료 감면 정책 연장 등 알뜰폰 활성화 대책을 먼저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규개위는 사회적 필요성에 대한 부분을 적극 감안해 보편요금제를 원안대로 통과시켰지만, 규제 신설로 시장에서 생기는 문제를 보완할 것을 정부에 추가적으로 당부했다. 가령 법제처 심사와 국회 논의 과정에서 보편요금제 조문안에 알뜰폰 사업자들에 대한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하는 권고사항이 추가될 수도 있는 것이다.
알뜰폰 업계가 현재 가장 바라고 있는 지원책은 망 도매대가를 인하하는 것과 전파 사용료 면제를 연장하는 것이다.
이석환 알뜰폰협회장은 “전파사용료 감면과 망 도매대가는 알뜰폰 경영의 중대 사안”이라고 말했다.
알뜰폰 업계는 전파 사용료의 경우, 기존 1년 면제에서 3년 이상의 장기 면제를 통해 알뜰폰이 예측 가능한 경영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된다는 주장이다.
망 도매대가 협상은 매년 도매제공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과 논의를 통해 대가를 산정하고 있는데, 지난해도 지지부진한 줄다리기를 이어가다 11월이 돼서야 협상이 완료돼 이듬해 1월부터 소급 적용되고 있다. 이 또한 알뜰폰 입장에서는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회장은 “전파사용료는 3년정도의 면제를 통해 알뜰폰이 예측 가능한 경영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줘야 한다”면서 “망 도매대가 협상도 상반기에는 결론이 나야 될 문제”라고 토로했다.
알뜰폰 측은 망 도매대가 산정 방식을 수익배분방식(RS)에서 망 원가에 일정부분의 이익을 더해 산정하는 원가기반(Cost-plus) 방식으로 전환해 알뜰폰이 가격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도록 지원해줘야 한다는 바람이다.
CJ헬로를 필두로한 알뜰폰 협회 비상대책반은 보편요금제 법안이 국회에 넘어가기 전까지 이 같은 알뜰폰 활성화 정책을 정부와 지속적으로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전성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국장은 “알뜰폰 활성화 정책을 위해 정부도 최대한 고민할 것이며 이동통신사도 전향적인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이라면서 “알뜰폰도 앉아만 있을 것이 아니라 자구책을 마련해야 정부가 힘을 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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