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빅4'인 LG그룹 구본무(73) 회장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LG 측은 17일 "구 회장이 와병으로 ㈜LG 이사회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데 제약이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LG는 이날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구광모(40) LG전자 상무를 ㈜LG 등기이사로 추천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구 상무는 다음 달 29일 열릴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구 상무는 구 회장의 장남으로 LG전자 인포메이션디스플레이(ID) 사업부장을 맡고 있다.
구 회장(11.28%), 구본준 부회장(7.72%)에 이어 ㈜LG 3대 주주인 구 상무가 그룹 지주사인 ㈜LG 등기이사로 선임되면 LG 4세가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된다. 구 회장의 와병으로 LG가(家)의 경영승계 시계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돌아가는 셈이다.
구 회장은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손자이자 구자경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1995년부터 그룹 회장을 맡아왔다. 최근에는 건강 악화 등으로 동생인 구 부회장에게 사실상 그룹 경영을 맡기고 치료에 전념해 왔다.
구 회장은 현재 서울 시내 모 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부터 와병 상태였으며, 통원 치료를 받던 중 최근 들어 상태가 악화하면서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구 상무는 오너가이지만 빠른 승진보다는 충분한 경영 훈련 과정을 거쳐왔다”며 “다음 달 정식으로 등기이사에 오르면 경영권 승계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LG 일가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인데도 구 상무의 경영 승계를 공식화한 것은 LG 입장에선 구 회장의 건강 악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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