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의 기류가 냉래해지는 가운데 22일(이하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갖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1일 "문 대통령이 북한과 미국 정상회담이 궤도를 이탈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미국을 찾았다"면서 "최근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핵화'의 정의를 두고 엇갈리는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한반도를 둘러싸고 다시 높아지는 긴장 완화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문 대통령이 이번 방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외교적 방법은 여전히 가능하며, 북·미회담은 충분히 해볼만한 도박이라는 것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의 발언 수위를 조절해 줄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 직후에는 북·미회담에 대한 긍정적 기류의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비핵화 방식을 둘러싸고 미국이 압박 수위를 높여가자 북한은 일방적인 핵 폐기 방식에는 반대한다면서 북·미 회담 자체를 무효화할 수 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계관 북한 외무성 1부상의 담화 발표에 적잖이 놀라고 분노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평양이 비핵화에 대한 협상에 진지한지를 두고 미국 측이 진의 파악을 위해 고심하는 가운데 이뤄진 것"지적했다. 통신은 또 일부 미 정부 관계자들은 한국 정부가 김 위원장의 핵무기 폐기에 대한 협상 의지를 실제보다 '과장'한 게 아니냐는 우려를 비추기도 했다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두 차례에 걸쳐 방북해 김 위원장과 면담했음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의 의도를 명확히 파악하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 회담의 성사여부까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이번 한미 회담은 위기에 대응 방안을 찾기 위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외신은 입을 모았다.
때문에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을 통해 미국은 북한의 의중을 보다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나설 것이며, 문 대통령 주장하는 외교적 해법이 트럼프 대통령이 설득할 지 여부가 향후 북·미정상회담의 향방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을 비롯해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관료들은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회의론에 대해 선을 그으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미국 정부는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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