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65년 동안 끝내지 못했던 한국전쟁을 종식시키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룸과 동시에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북미 간에도 수교하는 등 정상적 관계를 수립해내실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을 공식실무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 자리에서 이같이 언급한 뒤 “그 엄청난 대전환의 위업을 트럼프 대통령이 반드시 이룰 것이라는 믿음이 있고 저도 거기에 최선을 다해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회담장에 있던 취재진의 ‘중국이 북미관계 (개선)에 부정적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답한 트럼프 대통령이 “나와 다른 생각을 하실 수 있다, 문 대통령이 다른 의견이 있으시면 말씀하셔도 좋다”고 하면서 나온 것이다.
통상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단독회담에 앞서 짧은 모두발언만 하고 회담을 비공개로 전환한다. 그러나 두 정상은 취재진의 질문이 쇄도하자 약 35분 동안 북한 관련 질문에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 질문에 “알 수 없다”면서도 “어쨌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만난 뒤 태도가 변한 것은 사실이다. 어떤 일이 있었을 수도, 없었을 수도 있으나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의 만남을 아무도 몰랐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 취재진의 질문과 트럼프 대통령의 답변 등 미·북 정상회담 관련해 다소 냉랭해진 분위기를 환기하려는 발언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이 성공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미국 내에 많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안다”며 “그러나 과거에 실패했다고 이번에도 실패할 것이라고 미리 비관한다면 역사의 발전이란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북미 간 여러 합의가 있었지만, 정상 간 합의가 도모되는 것은 이번이 사상 최초이며, 더구나 그 정상회담을 이끄는 분이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극적이며 긍정적인 상황 변화를 끌어냈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태도 변화와 관련한 우려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최근 북한의 태도 변화 때문에 북미정상회담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걱정하는 게 있는데, 저는 예정대로 제대로 열릴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제 역할은 미국과 북한 사이의 중재를 하는 입장이라기보다는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또 그것이 한반도와 대한민국의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국과 함께 긴밀하게 공조하고 협력하는 관계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북미회담이 열릴지, 안 열릴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며 “만일 열린다면 아주 좋은 일이 될 것이고 북한에도 좋은 일이 될 것이다. 만일 열리지 않는다면 그것도 괜찮겠다”고 말했다.
비록 조건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의 발언은 최근 북한의 태도가 돌변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인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조율이 쉽지 않다는 점을 내비치면서, 회담 취소까지 언급하며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이 CVID를 결정한다면 김정은 정권의 안전을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엔 “그건 처음부터 보장하겠다고 이야기해온 것입니다. 그리고 또 김정은은 안전할 것이고, 굉장히 기쁠 것이다. 북한은 굉장히 번영될 것이다”고 말했다.
덧붙여 “한국과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 대통령이 내 옆에 있다. 이 3국과 내가 대화를 했다. 이들 모두 북한을 도와서, 북한을 아주 위대한 국가로 만들기 위한 아주 많은 지원을 지금 약속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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