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에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이 있다. 떡도 비주얼 시대다. 마카롱처럼 알록달록한 색감은 물론 귀여운 캐릭터를 본떠 만든 떡도 등장해 SNS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떡'을 검색하면 34만여개의 게시물이 뜬다. 마카롱이 프랑스를 대표하는 디저트라면, 떡은 한국을 대표하는 디저트인 셈이다. 전통적인 방식의 떡이라면 찹쌀, 멥쌀 등 곡식 가루를 찌거나 삶은 뒤 꿀이나 팥 등을 넣어 만들지만, 지금은 서양식 재료를 넣어 먹는 재미에 보는 재미까지 더했다.
SNS에서 가장 핫한 '홍블랑푸드'의 '체다치즈설기'는 햅쌀을 이용해 만든 하얀 백설기 속에 직접 공수한 체다치즈를 넣어 독특함을 준다. '윙잇'의 '크림치즈딸기모찌'는 딸기를 넣어 만든 찹쌀떡 안에 크림치즈를 넣어 달달함을 추가했고, '옥토끼방앗간'의 '돼지바떡'은 떡에 초코 크런치를 묻혀 아이스크림 돼지바를 떠오르게 하는 비주얼이 파격적이다.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떡이 아니다. SNS상에서만 판매돼 정해진 날짜에만 주문을 받으니 클릭전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전통 떡에서도 퓨전 떡에 뒤지지 않는 '비주얼 甲(갑)'인 떡이 있다. 찹쌀가루를 익반주(곡물의 가루를 뜨거운 물로 반죽)해 밤톨 크기로 떼어 기름에 동그랗게 부쳐 계절마다 나오는 식용꽃으로 장식한 떡을 '화전(花煎)' 또는 '꽃지지미', '꽃부꾸미'라고 부른다. 봄에는 진달래꽃으로 '두견화전(杜鵑花煎)'을, 여름에는 장미꽃으로 '장미화전(薔薇花煎)'을, 가을에는 국화꽃으로 '국화전(菊花煎)'을 만들어 눈은 즐겁고 입과 코는 향긋함을 즐겼다.
떡의 어원은 옛말의 동사 '찌다'가 명사화돼 '찌기→떼기→떠기→떡'으로 변화한 것이라 한다. 하지만 '덕(德·어진 행동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베푸는 것)'에서 나왔다는 말도 있다. 백일, 결혼, 생일 등 경사스러운 날이나 명절에 이웃에 떡을 나눠주는 것을 보면 후자가 더 맞는 듯하다. 세월에 따라 모양과 맛도 많이 변화했지만, 떡에 담긴 의미는 변하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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