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 취재단의 기자 8명은 23일 오후 12시30분께 성남 서울공항에서 'VCN-235' 기종 정부 수송기에 탑승해 북한 원산으로 향했다. 목적지인 갈마비행장까지 예상 비행시간은 2시간가량이었고, 오후 2시40분께 도착했다.
이 수송기는 지난 1월 마식령스키장에서 열린 남북공동훈련 당시 선수들의 방북 때와 마찬가지로 동해 직항로를 통해 '역 디귿'자 형태로 방북한 뒤 취재진만 현지에 내려주고 바로 귀환했다. 여기에는 취재진 8명을 제외하고 현역 공군 소속의 조종사 2명, 정비사 4명 등 총 6명이 탑승했다.
남측 취재단은 원산 갈마반도에 있는 갈마호텔에서 대기하며 이동을 준비하고, 지난 22일 베이징에서 원산으로 이동한 미국·중국·러시아·영국 취재진과 합류했다.
취재단은 이어 장비 점검 등 준비 절차를 밟은 뒤 23일 오후 6시 호텔에서 출발, 오후 7시께 원산역에서 전용열차를 타고 재덕역까지 이동했다. 총 거리는 416km다. 선로 상태가 좋지 않아 시속 35km의 속도로 풍계리로 이동했다.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식 일정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일기 사정 등을 고려해 24일 또는 25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외교가에선 폐기행사는 이르면 24일 오후에나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써 북한 비핵화의 첫걸음이라 할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본행사를 위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6차례 핵실험이 이뤄진 곳으로, 이곳이 폐기되면 북한은 '미래 핵'을 사실상 포기하게 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취재진은 폐기식이 종료되면 다시 전용열차를 타고 원산으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남측 취재단이 탑승한 항공기는 정부 수송기다. 정부 당국은 이 수송기의 관리는 공군이 맡고, 전체적인 운용은 정부가 하기 때문에 군 수송기가 아닌 정부 소속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수송기가 방북한 것은 분단 이후 처음이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도 국제사회에 비핵화 의지를 발신할 수 있는 이번 행사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남측 기자단을 받기로 한 것도 이런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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