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이고 예술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프랑스 문화에 매료됐다. 프랑스 문화마을을 만들어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유럽 문화를 알려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하지만 '사명감'이라고 생각한 그는 평생을 바친 회사를 한순간에 정리했다. 1996년 경기도 가평, 호명산이 병풍처럼 감싼 12만2000㎡(3만7000여평)의 땅을 매입했다.
페인트 사업을 하면서 모은 돈, 열정과 끈기를 모두 쏟아부어 자신만의 '소행성' 만들기에 주력했다.
그렇게 2008년, 프랑스 전원마을과 어린 왕자를 모티프로 한 국내 최초의 프랑스 테마파크 '쁘띠프랑스'가 탄생했다.
집념의 사나이는 이곳 쁘띠프랑스를 운영 중인 한홍섭(72) 회장에 대한 얘기다.
한홍섭의 집념은 10년이 흐른 지금 쁘띠프랑스를 가평, 아니 국내 대표 관광지로 성장시켰다.
쁘띠프랑스는 다양한 TV 프로그램 촬영지로 활용됐고 연간 방문객 수 100만명을 넘겼을 정도로 성업 중이다.
분명 한국 땅인데 프랑스 마을 어디쯤 와있는 듯 기분 좋은 착각에 빠지게 하는 쁘띠프랑스······. 이곳은 한홍섭 회장의 꿈이 고스란히 담겼다.
한 회장이 프랑스 곳곳을 누비며 가져온 골동품과 인형(마리오네트), 각종 소품은 물론 프랑스 목조가옥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이 공간에 옮겨놓은 물품은 마을 전체를 채우고도 넘친다.
프랑스 3대 벼룩시장 분위기를 재현한 골동품 전시관에는 프랑스 국조인 수탉과 도자기 인형, 기계식 시계, 촛대, 램프, 접시, 은그릇, 유화 제품 등 500여점이 전시됐다.
손으로 돌리는 오르골부터 레코드판처럼 돌아가는 오르골, 만들어진 지 200년 넘는 오르골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오르골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한 회장이 수없이 발품을 팔아 수집한 결과물이다.
그 열정과 사랑은 여전히 식지 않았다. 그만의 소행성을 매일 매일 정성스레 가꾸고 길들이며 살아가는 것도 쁘띠프랑스를 통한 열정과 사랑이 있는 덕이다. 매일 잡초를 뽑고 꽃에 물을 주고 계단을 청소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쁘띠프랑스에서는 하루에 다섯 차례 20분에 걸쳐 오르골 연주회가 열린다. "오르골은 들어야 가치가 있는, 살아 있는 역사"라고 생각한 한 회장의 생각 덕에 탄생한 연주회였다.
아이들에게 동화 속 꿈을 심어줄 수 있는 생텍쥐페리 기념관은 '어린 왕자'에 나오는 에피소드를 활용해 테마화했다. 프랑스 생텍쥐페리재단에서 공식 라이선스까지 받은 이곳에서는 생텍쥐페리의 생애, 유품과 유작,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쓸 당시의 원본 노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19세기에 지은 프랑스 가옥을 공수해 온 프랑스 전통주택 전시관을 비롯해 상류층에서 100년 이상 3대에 걸쳐 사용된 오래된 가구를 들여와 고스란히 재현해놓은 ‘메종 드 마리’와 ‘메종 드 장’이 있고 마을 뒤편, 쁘띠프랑스의 아름다운 전경과 푸른 청평호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150m의 산책로 ‘뽕드파브르’가 방문객을 맞는다.
살아 움직이는 듯 정교한 마리오네트가 펼치는 공연, 캐리커처, 석고아트를 비롯해 쁘띠프랑스의 3대 축제인 유럽나라 동화축제, 유럽인형축제, 어린 왕자 별빛축제도 빼놓을 수 없다.
프랑스 문화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갖고 오랜 시간에 걸쳐 조성된 이 작은 마을은 결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큰 가치를 지닌다.
한 회장은 "아이들은 이곳에 오면 일체감과 동질감을 느낀다. 마치 자신이 어린 왕자라도 된 양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곳곳을 신나게 둘러본다"며 "아이들의 호기심 많은 눈동자를 마주할 때마다 쁘띠프랑스를 만든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는 "각박한 도회지의 생활 속에서 내 안의 어린 왕자를 잊고 살아온 우리에게 쁘띠프랑스, 특히 고요한 밤의 쁘띠프랑스는 어린 왕자가 있는 곳으로 인도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도 쁘띠프랑스는 새로운 모습으로 즐거운 희망을 노래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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