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폐기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23일 오후 원산 갈마공항에 내린 남측 취재진이 다음날 오전 중 풍계리에 도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북측 관계자는 남측 취재진에 "내일(24일) 일기상황이 좋으면 (핵실험장 폐기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당초 북한은 외무성 보도를 통해 23~25일 사이에 일기 사정을 고려해 핵실험장 폐기식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남측 취재진의 방북 일정이 지연되면서 23일 폐기식을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미국 기상정보업체 아쿠웨더는 풍계리 핵실험장이 위치한 길주군의 24일 날씨가 맑을 것이라고 예보했다. 최고 온도는 26도, 최저 온도는 12도로 초여름 날씨에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남측을 포함해 미국·중국·영국·러시아 등 5개국 언론을 초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북관계의 갑작스러운 악화로 북한 당국은 남측 취재단을 제외한 4개국 취재단만 원산으로 이동시켰다가, 23일 판문점 채널을 통해 입장을 바꿈으로써 남측 취재진의 방북도 성사됐다.
남측 취재진은 낮 12시 30분 경 정부 수송기편으로 성남공항을 출발해서 오후 2시 48분 원산 갈마공항에 내렸다. 취재진은 200m 가량 떨어진 공항건물에서 세관조사 및 수속을 마치고, 버스를 이용해 오후 4시 50분 숙소인 갈마호텔에 도착했다.
남측을 포함한 5개국 취재진은 오후 7시께 원산역에서 416㎞ 떨어진 풍계리 재덕역까지 운행하는 전용열차를 탔다. AP통신에 따르면 해당 열차는 바깥 풍경을 볼 수 없도록 블라인드로 창문이 가려진 상태다. 북측 관계자들은 기자들에게 블라인드를 올리지 못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북측의 열악한 철로 사정으로 인한 저속 운행으로, 풍계리까지는 12시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취재진은 재덕역에서 내린 뒤 별도의 차량으로 핵실험장 갱도 구역까지 이동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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