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최근 3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지속 상승 중인 가운데 내년에는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동 내 주요 산유국의 경제 회복에 따라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가 확대될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지난 21일(현지시간)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6월분은 배럴당 72.24달러로, 2014년 11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6월분은 지난해보다 48% 상승한 80달러까지 뛰었으며, 두바이유도 77.06달러까지 급등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요처인 미국의 재고 감소 추정이 지속되고 이란 및 베네수엘라에 대한 경제 제재 우려가 짙어지자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금융투자회사인 메릴린치는 내년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수년간 이어진 저유가 시대가 끝났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이처럼 최근 국제유가가 꾸준히 상승 흐름을 잇자 국내 건설사들은 기존 해외건설 수주 텃밭이었던 중동 주요 산유국의 경제 회복에 따른 발주 확대를 주목하고 있다.
2009년과 2010년 각각 357억4603만달러, 472억4991만달러에 달했던 국내 건설사의 중동지역 수주액은 최근 저유가에 2016년 106억9365만달러, 2017년 145억7811만달러까지 쪼그라들었다.
업계에서는 국제유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중동 주요 산유국의 경제 회복세로 인프라 등 확대에 따라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도 회복세로 접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중동 주요 산유국들은 국제유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어 건설 수주 등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며 “그러나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가 최근 들어 지난해 대비 약 30% 급등하는 등 향후 유가 상승으로 중동국가의 수입이 늘어나 경제가 회복되면 그동안 줄였던 발주 규모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 중동 내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올해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수입이 2088억달러로 지난해(1845억달러)보다 크게 증가하는 반면, 적자 규모는 지난해 528억달러에서 올해 520억달러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최근 2년간 약 200억달러 수준에 그쳤던 사우디의 발주 규모도 향후에는 예년 수준인 700억~900억달러까지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최근 저유가에 사업이 중단되거나 지연됐던 기존 건설사업 등이 적어도 내년까지는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산유국들이 석유 의존도 감소를 위해 추진하는 풍력·태양광 사업 등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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