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일본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10년 전 발라드가 최근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는 2006년 발매된 일본 밴드 라무지의 '행성(Planet)'이란 곡이다. 이 앨범은 발매 당시 일본에서 5000장도 채 팔리지 않았다.
유명하지 않은 옛 일본 가요가 중국에서 확산된 것은 해외에서 '틱톡(TikTok)'이란 이름으로 알려진 비디오 공유 플랫폼 '더우인(Douyin)'을 통해서다.
라무지의 전 멤버이자 프로듀서인 신지로 이노우에가 앨범 이미지와 가사를 담은 비디오를 만들어 웹사이트에 올렸다. 시청자 수는 금세 8만 명에 이르렀고 중국 음악 회사에서 관련 문의가 쇄도했다. 이에 대해 이노우에는 "12살짜리 노래가 중국에서 두 번째 삶을 살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이씨와 같이 이 곡을 들은 네티즌들이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위챗에 뮤직 비디오를 포스팅하면서 중국 전역으로 퍼졌다. 중국 현지에서는 이를 일종의 음악적 미스테리이자 '더우인 현상' 등으로 표현했다.
더우인이 유행시킨 건 노래뿐이 아니다. 대만 회사 코코의 타피오카 버블티도 더우인에 소개된 뒤 '더우인 밀크티'라고 불릴 만큼 인기를 끌었다. 이밖에 유명 브랜드 향수와 유사한 바디 스프레이, 중국식 전골 요리 레스토랑도 더우인 열풍을 타고 주목을 받았다.
더우인의 인기는 '왕홍(온라인 유명인)'이나 파워 블로거, 비디오 제작자를 앞세운 입소문 광고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광고비를 받고 움직이는 유명인보다 일반 소비자의 추천이 더 신뢰할 만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다롄에서 일하는 회사원 치주씨(26)는 "광고보다는 우리와 비슷하게 사는 사람들의 소소한 발견을 받아들이는 게 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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