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인민과 자국 기업의 수요를 감안해 미국산 제품의 수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미·중 무역 협상에서 합의한 내용은 이행하되 미국에 휘둘리지는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양국은 대화와 협력을 통해 무역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며 "중국이 대미 수입을 늘리는 것은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는 데 효과적이다"고 밝혔다.
다만 가오 대변인은 "중국의 경제 발전에 따른 소비 수요와 기업을 포함한 시장 원칙에 따라 미국 상품과 서비스 수입을 확대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주 워싱턴에서 열린 무역 협상에서 합의한 대로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 수입 확대에 나서겠지만 미국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가오 대변인은 "무역은 기업의 행위인 만큼 시장 경제의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며 "품질이 우수하고 경쟁력 있는 상품이 중국 시장에 들어오는 것은 인민들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농산품과 에너지는 물론 의료, 첨단기기, 금융 등의 영역에서도 진일보한 합작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경제 발전에 필요한 미국산 제품의 수입을 규제하지 말라는 지적으로 해석된다.
가오 대변인은 다음주로 예정된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의 방중 일정에 대해 "미국의 고위급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공동성명의 내용을 실질적인 성과로 만들기 위해 양측 모두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23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산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조사한 뒤 관세 추가 부과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가오 대변인은 "미국 측의 성명과 외신 보도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며 "중국이 '국가안보'라는 명목으로 글로벌 무역 체제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데 대해 반대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의 조사 과정을 살피면서 어떤 영향이 미칠지 평가할 것"이라며 "중국의 합법적 권익은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가오 대변인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성과와 관련해 "가전과 농수산품 등의 분야에서 관세를 낮춰 양국 기업과 국민에게 실제적인 이익을 줬다"며 "한·중 FTA 2단계 협상이 조속히 끝나 양국의 경제 무역 협력에 더 많은 활력을 불어넣었으면 좋겠다"고 논평했다.
또 한·중·일 FTA 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최근 열린 정상회담에서 공동 선언을 통해 3국 자유무역구에 대한 협의를 가속화하기로 합의했다"며 "일본, 한국과 함께 노력해 전면적이고 높은 수준의 FTA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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