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면담 자리에서 롯데면세점의 특허 재취득에 관해 어떠한 이야기도 꺼내지 않았다고 재판장에서 증언했다. 구속된지 101일만에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 이 같이 증언했다.
신 회장은 25일 서울고법 형사4부(김문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항소심에 증인으로 출석, 특허 재취득에 관한 검찰의 질문에 "상식적으로 '이것 좀 도와주십시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나중에 무슨 문제가 생길지 모르지 않느냐"며 청탁 사실을 부인했다. 아울러 대통령과 나눈 이야기는 나라경제를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검찰이 신 회장에게 당시 롯데그룹에서 만든 'VIP간담회 자료'에 면세점 신규 특허의 조속한 시행을 건의하는 내용이 있다고 지적하자 그는 "고(故) 이인원 부회장이 대통령을 만나려 할때 가져간 자료이고, 내 자료에는 이런 내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롯데가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송금한 것에 대해서 신 회장은 "정부가 만든 공적 재단이라 한 것"이라고 기부 배경을 말했다. 이어 신 회장은 "어느 그룹이나 현안이라는 게 있고, 사회공헌사업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되니 앞으로 어떤 방법으로 하면 좋을지 잘 모르겠다"고 난색을 표했다.
신 회장은 재판장에서 검찰이 질문한 사실관계에 관한 설명을 했을 뿐 대부분 증언을 거부했다.
신 회장은 최순실씨가 사실상 지배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뇌물로 제공한 혐의가 인정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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