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 본사만 폭리? 가맹점 연매출 어떻게 3배 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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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8-05-2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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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매출 1000억 불과, 5년 만에 치킨업계 2위 부상…가맹점주 “그들만의 잔치”

  • 2013년 이후 원자재 가격 인상 안해…지난해 개장 점포 236곳, 치킨 프랜차이즈 최다

bhc 박현종 회장(왼쪽)과 임금옥 대표이사가 지난 4월 1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성과 공유 경영’ 실천 기자간담회를 개최, 200억원 규모의 나눔 경영을 실천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사진=bhc 제공]


치킨브랜드 bhc 본사와 가맹점주 사이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가맹점주협의회(이하 점주협의회)는 본사가 부당하게 폭리를 취했다고 주장했지만, 최근 가맹점 매출도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본사의 갑질이냐, 아니냐로 해석하기에는 복합적인 요소들이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hc 연매출은 BBQ로부터 독립할 당시인 2013년 827억원에서 2016년 2326억원으로 3배에 가까운 성장을 했다. 영업이익률은 20%를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동종 업계에서도 이례적으로 높다.

같은 기간 가맹점 매출도 본사와 함께 늘었다. bhc가맹점 연평균 매출은 2013년 1억4200만원에서 2015년 3억400만원, 2016년 3억1300만원을 기록했다.

bhc는 2013년 이후 원자재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다. 가맹본부에서 공급과 유통을 모두 관리해 중간에서 이익을 분산시키는 이른바 ‘통행세’ 갑질도 차단했다. 평당 160만원이던 인테리어 비용은 130만원으로 낮췄다. 지난해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줄었음에도 상생기금으로 가맹점에 30억원 지원을 약속했다. 최근에는 할인 마케팅 비용을 본사가 전액 부담했다.

bhc 관계자는 “지난해 타사 프랜차이즈가 대부분 치킨값을 가격 인상했지만 하지 않았다”면서 “특히 지난해 AI(조류독감)가 창궐한 시기에도 두 달 동안 치킨값을 되레 2000원 할인했다. 특히 이 할인 금액은 전액 본사가 부담하는 등 가맹점과의 상생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타사에 비해 많은 본사의 지원은 가맹점 수 폭증으로 이어졌다. 당초 2013년 806개였던 가맹점 수는 2017년 현재 1395개까지 늘었다. 지난해만 새로 개장한 bhc 가맹점 수는 236개로, 치킨 프랜차이즈 가운데 가장 많은 신규 점포를 냈다.

증가하는 가맹점 수에 힘입어 연매출 1000억원도 안 되는 작은 회사였던 bhc는 5년 만에 업계 2위로 부상했다. 

이에 대해 점주협의회는 “외국계 사모펀드가 회사 가치를 높여 매각하려는 계획”이라고 주장했지만, 역설적으로 가맹점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본사의 지원이 한몫을 한 셈이다.

그럼에도 전국 1400여개 점포 가운데 절반가량의 점주들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단체 행동에 나선 상태다. 이들은 “본사의 괄목할 만한 성장이 ‘그들만의 잔치’라고 판단한다”며 “주요 품목 공급가를 인하하고, 판매촉진 명목의 비용을 줄여달라”고 요구했다.
 

23일 공식 출범한 전국bhc가맹점주협의회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가맹본부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이서우 기자]


하지만 프랜차이즈 업계 종사자들은 인건비와 배달 수수료 인상을 가맹점 수익성 악화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다. 교촌치킨이 메뉴 가격을 올리는 대신 별도 배달비 2000원을 받겠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 도봉구에서 다른 브랜드 치킨매장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5년 전 동네 배달 업체랑 계약했을 때도 매월 서버 비용만 7만~8만원, 여기에 배달 한 건당 2000원이 나갔다. 지금은 배달 수수료가 3000~3500원으로 거의 2배 올랐는데 팔리는 치킨은 그대로니 마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익명을 요구한 bhc 가맹점주도 “점주협의회 취지는 좋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소비자에게 부담을 주는 것은 원재료 인하가 아니라 판매가, 배달료 인상이다. 장사하는 입장에서도 원가 인하 한다고 해서 배달 수수료 부분이 상쇄되는 건 아니다”라며 “본사와 점주가 함께 윈윈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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