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또 수교국을 잃었다. 중국 관영언론은 "대만이 독립노선을 추구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 수용을 계속 거부하면 단 하나의 수교국도 남지 않게 될 것"이라며 으름장을 놨다.
26일 오후(현지시간)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 급)이 베이징에서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의 알파 배리 외무장관과 '중화인민공화국과 부르키나파소 외교관계 회복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해 외교관계 복원을 선언했다고 인민일보가 이날 보도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며 합법적인 중국 정부는 오로지 중화인민공화국뿐이라는 입장으로 수교국에도 이를 인정할 것을 외교관계 수립의 기본 전제로 삼고 있다. 결국 중국과 부르키나파소의 외교관계 재개는 대만과의 단교를 의미하는 것으로 대만은 한 달 새 무려 2곳의 수교국을 잃게 됐다.
중국과의 공동성명에서도 "부르키나파소는 세계에서 유일한 합법적인 중국 정부는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로 대만은 중국 영토의 일부분임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 수용을 거부하는 대만의 차이잉원(蔡英文) 정부를 겨냥해 정치·외교, 경제, 군사적 압박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외교적 압박 강도를 키우는 모양새다.
차이잉원 정부가 등장한 후 파나마, 상투메프린시페가 대만과 외교관계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이달 1일에도 도미니카 공화국이 중국과 수교하며 대만과 단교했고 이번에 부르키나파소까지 손을 놓으면서 대만 수교국은 총 18개로 줄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대만이 국제 외교무대에서 곧 혼자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대만의 태도 변화를 재촉했다.
환구시보는 26일 '대만, 제로(0)수교국 될 날 머지 않았다' 라는 제하의 사평을 게재하고 "대만이 수교국 중 인구가 가장 많은 부르키나파소를 잃었고 이제 스와질란드가 아프리카의 유일한 수교국이 됐다"며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과 하나의 중국 원칙 수용을 계속 거부하면 수교국과의 단교도 이어져 결국 하나도 남지 않을 것"이라고 대만을 압박했다.
또, 중국이 돈으로 수교국을 매수하고 있다는 비판은 대만의 생각과 정치적 구조가 여전히 구시대적이며 또, 과거 대만이 행한 잘못된 '방식'을 스스로 입증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대만의 수교국은 대부분이 가난한 소국으로 대부분이 '투자'를 기대해 수교를 맺어왔다면서 지금까지의 대만외교는 '기형적인 저항'의 하나로 '가짜 외교관계'로 주권을 주장해온 셈이라고 비난했다.
중국은 '돈'으로 굳이 외교관계를 맺을 필요가 없는 대국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세계 대국과 주요국이 중국과 수교하고 전방위적인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1990년대 초반 대만의 GDP가 중국의 40%를 넘었지만 최근에는 4%에 남짓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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