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남북 정상회담에서 北 대화 의지 확인"..비핵화 의지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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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8-05-2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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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 정상회담으로 북·미 정상회담 불씨 살려"

  • 북한 동의한 "완벽한 비핵화" 정의는 여전히 모호

  • 트럼프 "6·12 북·미 정상회담 준비 변함없이 준비"

[사진=연합뉴스 ]


주요 외신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깜짝 남북 정상회담 소식을 일제히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또한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던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불씨를 다시 살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북한의 대화 의지 확인"
CNN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은 26일(현지시간) 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피력했다고 말한 점을 집중 조명했다. 아울러 북한 관영 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이 남북 정상회담을 다룬 내용도 상세히 보도했다. 특히 북한 매체들이 남북 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대대적으로 싣고 화해와 단합의 새 시대를 여는 평화의 상징으로 평가한 데서 북한이 계속 대화를 하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인다고 진단했다.

AFP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이 남북 정상을 다시 만나게 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두 정상이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북·미 간 소통 결함에서 야기된 오해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자,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외교적 모멘텀을 이대로 놓쳐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공유함으로써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의 궤도를 유지하기 위한 토대를 닦았다는 설명이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둘러싸고 외교적 격랑이 몰아치는 국면에서 다시 한 번 분위기를 뒤집는 이벤트였다면서, 남북 정상이 북·미 회담을 궤도에서 이탈시켜서는 안 된다는 의지를 강력히 신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여전히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기준이 일치하는지 확실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조너선 폴락 선임 연구원은 WSJ에 "문 대통령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동의했다고 말했지만 '완전한 비핵화'가 미국이 요구하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모호함을 남겼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문 대통령이 '완전한 비핵화'의 정의를 밝히지 않았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몹시 괴롭히는 핵심 이슈를 두고 여전히 근본적 차이가 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 "주도권은 트럼프가, 평판은 김정은이"

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를 발표하는 사이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준비가 변함없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예정대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 회담이 열릴 수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취소 카드를 통해 일단 협상의 주도권을 되찾은 것으로 평가된다. 협상이 다가오면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에게 "정치적 얼뜨기"라는 막말도 서슴지 않으면서 강경 태도로 나서는 북한의 벼랑끝 전술에 말리기보다는 회담 취소라는 트럼프식 벼랑끝 전술로 맞대응하면서 북한의 저자세를 이끌어 냈다는 것.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의 이목이 쏠린 중대 회담을 두고 추진과 취소, 재추진을 오가면서 말을 바꾸는 데 반해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 선언을 기점으로 적극적으로 대화 의지를 피력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 합리적이고 일관적인 인물로 홍보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북·미 두 정상이 회담의 판을 깼다는 국제적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한 두뇌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의 조엘 위트 창립자는 "우리는 지금 북·미 간 정치 게임을 보고 있다"면서 "세계의 마음을 먼저 빼앗는 사람이 승자다. 북한이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이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을 '게임'의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그는 25일(현지시간) 북한이 게임을 하고 있냐는 질문에 "모두가 게임을 한다"면서 "여러분은 누구보다 그걸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접근법에 우려의 시선이 쏟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타임지 등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고의 협상가라는 자신감이 과도한 나머지, 북한에 관한 결정이 얼마나 위험하고 많은 것이 달려 있는지를 잊은 듯 보좌관이나 동맹들의 의견에 아랑곳하지 않고 손바닥 뒤집듯 한다고 지적했다. 

애덤 마운트 미국과학자연맹 연구원은 AFP에 "갑작스럽게 성사된 남북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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