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IMF 가입 왜 절실한가…경제보상 첫단추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경태 기자
입력 2018-05-28 15:2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북·미정상회담 성과 이후 국제사회의 북한 지원에 IMF 가입 필요성 제기돼

  • 국제기구의 지원 가능하려면 선 IMF 가입 조건 요구...다만, 미국 지원사격 충분해야 가능

·정부서울청사 통일부의 교류협력기획과와 남북경협과 사무실 표시판. [연합뉴스]
 

다음 달 12일 북·미 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이 커지며, 북한에 대한 경제협력 및 보상안이 무엇이 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남북 경제협력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다자간 경제협력이 절실한 상황에서, 북한의 국제통화기금(IMF) 가입이 선결 과제라는 조언이 나온다.

다만 북한의 IMF 가입이 북한 자체적인 결정보다 국제사회의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며, 특히 미국 내 정치권의 전향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북 비핵화에 따른 경제보상의 첫 단추, IMF 가입

북한은 4·27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지난 26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제2차 남북 정상회담까지 나서며 국제사회 편입을 목말라하고 있다. 여기에 다음 달 북·미 정상회담에서 원만한 협상이 이뤄질 경우,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구체적인 지원 가능성 여부를 따져볼 수 있게 된다.

문호를 열었다고 해서 국제사회의 경제 지원이 즉각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한 개발 등 경제원조에 나서기 전에 거쳐야 할 단계가 필요하며, 그 첫째 단계가 북한의 IMF 가입이다.

김동연 부총리 역시 이달 초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세계은행(WB)·IMF·아시아개발은행(ADB)·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등이 과거 러시아 등 체제 전환국에 대한 지원 경험이 많아, 북한의 개방 또는 개혁에 따라 참여 의지를 보여 왔다”며 “이를 위해 먼저 IMF 가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각각의 국제기구 역시 북한의 가입을 조건으로 지원에 나설 수 있지만, 앞서 IMF 가입이 필요하다. 특히 WB는 설립 헌장에 IMF 가입국에만 회원국 가입 자격을 준다고 명시했다. EBRD의 역외국 가입도, IMF 회원국으로 가입하기 전에는 쉽지 않다.

국제기구들이 IMF 가입을 선조건으로 내세우는 데는 북한의 각종 경제통계가 함께 공개되기 때문이다.

IMF 등 국제사회는 북한이 불투명한 경제상황과 자금흐름 탓에 핵 개발을 진전시켜 왔다고 판단하고 있다.

◆IMF 가입의 열쇠 '미국'··· 정치 상황이 변수

북한의 IMF 가입에 대한 최종 키는 미국이 쥐고 있다. 우선 백악관과 미 재무부의 허락이 필요하다.

그러나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으로 미 정부가 경제지원을 합의해도 곧바로 북한에 대한 경제보상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다음 단계로 미국 의회의 동의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다. 미국 국내법은 테러지원국에 대해 국제금융기구를 통한 일체의 지원이 불가능하도록 제한을 두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도 중요하지만, 북한에 대한 미국 국내법의 저항을 피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미국 정가의 경우,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에 부정적인 인식이 커 실질적인 지원으로 이어질지 의문을 제기한다.

그렇더라도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 수준에 따라, 북한에 대한 제재 수위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유엔이 IMF에 북한의 가입을 권고하는 등 국제적인 관계를 내세운 해법도 제시된다. 옛 소비에트연방 시절 유엔의 권고로 IMF 가입을 추진하던 사례도 있다.

다만 이 역시 가능성만 제시됐을 뿐, 상당부분 국제사회의 공통된 합의 없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리 정부의 독자적인 지원보다 다자간 협력 구축 절실

북한의 경제협력을 놓고, 우리 정부만 양자 간 경제협력에 나서기에는 부담이 크다.

개성공단 폐쇄 등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뿐 아니라, 북한과의 경제협력이 국제사회의 다자 간 협조체제 속에서 전개될 필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는 북한 역시 독립된 국가로 국제사회에 나서는 만큼, 우리 정부의 지원이 '불공정 경제협력'이라는 구설에 휘말릴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제사회는 이미 판문점 선언을 지지하며 향후 경제협력 관계에 북한을 포함시킬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관심 속에 우리 정부도 독자적인 경제협력보다 북한의 IMF 가입 독려와 함께 다자 간 지지와 협조 속에서 경협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다.

임강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IMF 가입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 기본 방안이지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국제사회의 다양한 자본력이나 새로운 투자기구 등 가능성을 최대한 펼쳐놓는 게 합리적인 대응"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