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는 28일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 문제와 관련해 "단일화에 대해선 일단 말하지도, 생각하지도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 후보와 단일화 가능성이 전혀 없다기보다 현재 단일화 관련 발언을 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후보 단일화를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안 후보 측에서 '김문수가 자신이 없어서', '어차피 할 거면 그냥 하지' 이렇게 말하는 보도가 나온다. 이는 제 뜻과 다르다"며 "후보 단일화에 대해 말하면 제 뜻과 다른 해석을 낳을 수도, 악용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능성이 제로냐'는 질문엔 "제로라는 건 정치에서는 잘 없다"면서도 "그러나 단일화를 저 혼자 하는 게 아니지 않으냐. 안 후보가 맞장구를 쳐줘야 하는데 거꾸로 제가 들어가려고 한다고 반응하니까 (단일화 관련 발언을) 안 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그간 단일화를 언급한 데 대해선 "그동안 국민들이 '박원순 7년 (시정이) 지겹다. (야권 후보) 둘이 나와서 되겠느냐. 하나로 합쳐라' 이런 열망이 있었고, 언론에서 (단일화 관련)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그런데 안 후보는 민주당 대표도 하고 박원순 시장을 7년 전에 당선시킨 분이라 거리감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그러면서도 "검토할 부분이 있다"며 "문재인 정권의 폭주 등 우려할 만한 상황에 야당이 단합된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아닌 자유민주주의 정당 전체가 대통합이 필요하다는 얘기"라며 "선거에서만이 아니라 각종 정책에서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중시하는 '자유의 대연대'를 한국당이 중심이 돼서 해야 한다"며 "그중에 안 후보가 속한 바른미래당도 포함되고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한 패널이 "드루킹 특검이 우여곡절 끝에 통과됐다. 김 후보는 한국당 후보 가운데도 두드러지게 드루킹을 비판하고 있다. 일각에선 한국당이 드루킹 사건 비판에 앞서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고 질문하자 "국정원이란 건 국가기관 중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기관"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에 사회자가 "위험한 발언"이라며 "국정원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 김 후보를 상대로 댓글공작을 해도 괜찮다는 건가"라고 묻자 "꼭 그런 건 아니고 국정원이 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댓글조작)을 드루킹이 했다.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은 앞으로 재판과정을 짚어볼 필요가 있을 거다"고 했다.
이어 "국정원이 문제없다는 게 아니고 국정원이 비밀공작한 것과 대통령 선거 때 후보 주변에서 (댓글 공작을) 한 것은 전혀 다른 것"이라며 "국정원이 자기 나라 사이버 공간을 지킨 것과 선거운동을 한 건 전혀 다른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선거"라며 "서울은 북한 핵의 가장 큰 위협을 받고 있는데, 북핵 안보위기 속에서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 강화 대신 '우리 민족끼리'를 선택한 것은 아닌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러한 국가적 위기 속에서 저는 수도 서울을 꼭 지켜내겠다"며 "북한 핵의 위협에서 수도 서울을 지켜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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